'복지 빈틈 최소화' 서울시 예산편성 바꾼다
市 세계 최초 평가지수 개발
청년층 주거 불안 해소하고
교통약자 안전망 구축 강화
"주요 사업별로 약자와의 동행을 강조하면서 미처 보듬지 못한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약자동행지수 마련을 계기로 사회적 필요가 생기면 지표를 지속적으로 늘려 모든 약자를 정책으로 포용하겠다."(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시가 '약자동행지수'를 앞세워 복지 사각지대 최소화에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직접 기자설명회를 열고 발표한 약자동행지수는 매년 산출된 지수를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책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약자동행지수는 생계·돌봄, 주거, 의료·건강, 교육·문화, 안전, 사회통합 6개 영역과 50개 세부 지표로 구성된다. 서울시는 세부 지표 선정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분야별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 등 200여 명과 20회 이상 논의를 진행했다. 지난 4월에는 전국 최초로 '서울시 약자 동행 가치의 확산 및 활성화 조례'도 제정했다.
'약자동행지수'는 2022년을 기준지수 100으로 놓고 산출한다. 예를 들어 2023년 서울시의 특정 영역 약자동행지수가 97이라면 전년 100 기준 대비 3포인트 낮아진 만큼 하락한 원인을 분석해 관련 사업의 지원 예산을 늘리거나 정책 개선 방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반대로 해당 영역 중 상승된 지표에 대해서는 체감도를 더 높이기 위해 시민 의견을 반영하고 지원 대상을 세분화한 맞춤형 지원을 통해 정책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정책 의지는 예산으로 표현된다고 생각한다"며 "늦어도 내년까지는 약자와의 동행지수를 토대로 세부 지표를 구체화하고 예산 편성을 완벽하게 다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약자동행지수의 핵심은 생계, 주거, 의료, 교육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영역에 대한 세분화된 평가와 분석을 통해 사회적 위험을 이른 시점에 발굴하고 시민 생활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유럽연합(EU)의 '사회적 배제지표'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더 나은 삶 지수(BLI)'처럼 도시·국가 상황이나 사회현상을 비교하는 지표는 있었지만 도시가 자체적으로 추진 중인 정책 성과를 평가해 정책 개발과 예산 편성 등에 실질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약자동행지수'가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영역별로 생계·돌봄 영역은 취약계층 자립 지원을 위한 생계 사다리 복원, 취약계층 안전망 확대 등을 목표로 하는 12개 지표로 구성된다. 주거 영역은 주거 불안을 느끼는 청년층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거 사다리 복원을 핵심으로 한다.
의료·건강 영역은 코로나19 등 사회적 변화와 경제적 양극화로 발생하는 소외계층 건강 격차 완화, 정신건강 취약계층의 건강 회복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육·문화의 경우 가구 소득수준에 따른 교육 격차 해소, 문화 향유 격차 감소 등을 위한 8개 지표로 구성된다. 안전 영역은 고립·은둔 청년, 독거노인, 교통약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안전망 구축과 재난·안전사고 대응 등이 목표다. 사회통합 영역은 사회적 양극화, 불평등을 해소하고 사회 결속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약자동행지수 변수로는 정책의 연속성이 꼽힌다. 오 시장 역시 기자설명회에서 정책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강조했다. 오 시장은 "철학이 다른 시장이 들어오면 기존 정책이 축소되는 경우를 경험했다"며 "달라지는 사회 양상에 발맞춰 어떤 시장이 오더라도 사회적 약자를 보듬을 수밖에 없는 제도를 안착시키겠다는 것이 이 제도를 마련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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