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상전 준비 끝, 다 죽은 목숨"…하마스 "2년간 공격 준비했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강력 보복을 예고한 이후 지상전 시점을 저울질 하고 있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를 향해 "모두 죽은 목숨"이라며 12일(현지시간) 분노를 쏟아냈다. 반면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반격을 '시오니스트 점령군'의 '전쟁 범죄'라 부르며 국제사회와 이슬람권을 향해 공개적으로 지원을 호소했다. 하마스가 이번 기습 공격을 2년간 준비해왔다는 주장도 나왔다.
로이터,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대변인 리처드 헥트 중령은 이날 취재진에 하마스를 겨냥해 가자지구에서 지상 작전을 준비 중이라며, 다만 정치권의 결정이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전투기를 동원해 보복 공습을 퍼붓는 동시에 가자지구를 봉쇄했다. 이후 지상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상군 투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 가운데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인질들이 아마도 지하에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스라엘군의 또다른 대변인 조너선 콘리커스 중령은 미 CNN 방송에 하마스가 공격을 시작하고 사람들을 인질로 잡을 계획을 세웠다는 점에서, 이들을 이스라엘 정보기관과 구출 노력으로부터 숨길 장소 역시 미리 계획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질 상황에 대해 "매우 민감하고 복잡한 주제"라며, 이스라엘이 인질 상황에 대해 "약간의 경험"을 갖고 있긴 하지만 이런 상황을 다룬 적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민간인을 사전 경고 없이 공격할 때마다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 1명씩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하마스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100명 이상이 인질로 잡혀있다.
긴장감은 여전하다. 정치권에서는 계속해서 호전적인 발언이 이어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하마스 대원은 모두 죽은 목숨"이라며 "(하마스를) 부숴 없애버리겠다"고 공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 그리고 전시 연정 구성에 합의한 제2야당 국가통합당 대표 베니 간츠 전 국방부 장관과 함께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하마스에 참수당한 이스라엘 군인들, 강간당한 여성들, 불에 타거나 총에 맞아 죽은 어린아이들 등 하마스가 저지른 잔혹행위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하마스에 대한 보복 의지를 되새겼다.
하마스는 이에 맞서 이슬람권의 결집을 호소하며 지원을 요청했다. 하마스는 전날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시오니스트 점령군이 5일 연속 우리를 포위하고 잔혹한 공격을 하는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가 인도주의적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 주장했다.
하마스는 "가자 지구에 장비, 연료, 의약품, 식량, 중장비를 제공해 부상자들을 구하는 종교적, 국가적, 인도주의적 책임을 다할 것을 국제사회뿐만 아니라 아랍·이슬람 국가들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또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인질 교환은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하마스 고위 관료 이자트 알-리시크는 CNN에 "우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끝났을 때만 이(인질)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가 이번 전쟁을 2년간 준비해왔다는 주장도 나왔다. CNN에 따르면 레바논에 머무는 하마스 외교국(NRA) 책임자는 러시아 국영방송 러시아 투데이(RT)의 아랍 채널 RT아라빅과의 인터뷰에서 하마스가 이번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2년간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알리 바라카 NRA 책임자는 가자지구 안에 무기 공장을 갖추고 있으며, 최대 사거리 10∼250㎞의 다양한 로켓을 만들 수 있고, 박격포, 소총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스라엘 공격 시점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밀 유지를 위해 우리 중 누구도, 심지어 동맹들도 공격 개시 시간에 대해 알지 못했다"며 공격 1시간 30분 후에 이란,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들이 접촉됐고 터키에도 통보됐다고 말했다.
러시아도 이스라엘 공격 이후 하마스에 문의해왔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분산될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해했다고 그는 전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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