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민주당, 자만 대신 쇄신해야
지난 11일 초저녁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캠프 개표 상황실은 이미 승리를 예감한 모습이었다. 한 여론조사 업체에서 진 후보가 10.1%포인트 격차로 승리할 것이란 예상 결과가 전해지고, 투표율도 48.7%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된 후엔 더 들뜬 분위기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현장에 오지는 않았지만 "승리에 따른 축제 분위기는 절대 안 되고, 민생 민주 평화를 지키지 못한 데 대한 더 큰 반성과 각오의 계기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도부에 보내 미리 분위기를 다잡았다. 이런 예측대로 진 후보는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를 17.15%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승리했다.
개표 초반에는 더블스코어까지 벌어지기도 했을 정도로 압승했다. 이번 선거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민심에 대한 예측이 부분적으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수도권에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불만과 심판론을 확인한 계기가 됐으며 일단 민심은 민주당 손을 들어줬다는 해석이 많다.
그러나 이번 승리 하나로 내년 총선 결과를 낙관만 하기에는 아직 일러 보인다. 강서가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돼 왔던 지역인 만큼 처음부터 유리한 고지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보궐선거 최종 투표율은 최근 재·보궐선거에 미치지 못해 내년 총선 민심을 가를 무당층이 적극 투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4선 중진의 비명계 이원욱 민주당 의원이 전날 "당장 지도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데 일시적으로 도움이 되겠지만 페니실린 주사를 맞은 격이 돼 오히려 당이 안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최근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우리 지역구 국회의원이 교체되길 바란다"고 응답한 결과가 나왔다.
마침 단식을 마친 후 곧 복귀할 이 대표는 송갑석 전 최고위원 후임 지명 등 인사를 통해 당내 변화를 줄 기회를 갖게 됐다.
민주당이 이번 승리에 취해 자만하지 않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여당과 건전한 정책 경쟁을 통해 쇄신하는 모습을 보이길 기대해 본다.
[서동철 정치부 sdchao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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