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마통’ 40조원 넘게 뚫었다···상반기 대비 8390억원↑
기준 금리동결에 주택수요가 살아나고,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대한 우회로로 인식되면서 최근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급격히 불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침체로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급전을 쓰려는 자영업자의 수요도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최근 답보하던 은행권 대출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대출잔액이 많을 경우 마통 사용자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출이자가 매월 부과되는 마통은 ‘역복리’ 상품이어서 빚도 빨리 늘어난다.
12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0조3634억원(10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상반기 잔액(39조5244억원)과 비교해 볼 때 약 100일만에 8390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회복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에 여유가 있는 고소득자들을 중심으로 주택 매수에 대비하는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잡기 위해 꺼내든 카드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도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당국 방침에 따라 일제히 주담대 대출을 중단하거나 연령 제한을 신설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3일부터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에 연령 제한을 둬 만 34세 이하에만 대출을 내줄 방침이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실장)은 “주담대가 당국 규제로 막히면서 은행 고객들이 신규 대출이 가능한 경로로 마이너스통장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은행에선 전년도 소득을 감안해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내주기 때문에 담보가 없더라도 현금 융통이 가능한 사람들이 주로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금리다. 5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금리는 5.07%~7.42% 수준으로 상단 금리가 7%를 넘어섰다. 지난 상반기까지 상단 6%대 범위 내에서 유지되던 대출금리는 최근 은행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따라 오르고 있다. 은행 대출금리의 준거 금리로 활용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4일 올해 연고점인 4.795%로 치솟았다. 고금리 예금을 재예치하기 위한 수요에다 미 국채 금리가 계속 상승하고 있어 향후 대출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은행권에서는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마통 금리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일반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높은데다 월단위로 이자가 붙어 대출잔액이 많을 수록 대출이자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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