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 자진사퇴…보선 참패 정부·여당 '분골쇄신'계속돼야 [사설]

2023. 10. 1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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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총선 전초전으로 여겨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가 무려 17%포인트 차이로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하면서 여당 내에서 쇄신론이 분출하고 있다. 강서구가 야권 강세 지역인 데다 기초단체장 1곳의 선거이기는 하지만 총선을 6개월 앞둔 시점에 '완패'라는 점에서 위기감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민심의 준엄한 경고인 만큼 정부와 여당은 패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쇄신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다. "기초단체장 선거일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하다가는 총선에서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싸늘해진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여 국정 운영 기조를 과감하게 전환해야 한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컸던 만큼 쇄신 인사를 통해 민심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이고 민생에 더 무게를 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12일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 결정은 인적 쇄신의 신호탄이라는 메시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 전 후보자는 인사청문 과정에서 '주식 파킹' 의혹에 대해 제대로 해명하지 않은 데다 인사청문회 도중 자리를 떠 여론 악화를 불렀다.

보선 원인을 제공한 인물을 공천하고, 판을 키운 국민의힘은 선거 전략 실패에 대해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2일 "결과를 존중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여 더욱 분골쇄신하겠다"고 했는데 말로만 그쳐선 안 된다. 이날 최고회의에서 '맞춤형 대안' '특단의 대책' 등을 언급했지만 지도부 거취에 대한 입장이나 혁신 방안은 내놓지 못했다. 당내에서는 지도부 책임론,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등 쇄신 방향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13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구체적인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한다. '수도권 위기론'이 현실화된 만큼 당 체질 개선 등 보선 패배 후유증을 극복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고도 당정이 쇄신 시늉만 하다가는 내년 총선에서 민심의 회초리를 맞게 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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