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무선 양자암호통신 거리 10㎞로 확대한다

한수연 2023. 10. 1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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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인프라 안보 위협↑…"국방·안보 기술 선점"
이영욱 KT융합기술원 미래기술네트워크담당이 12일 서울 서초구 KT융합기술원에서 무선 양자암호통신을 설명하고 있다./사진 제공=KT

KT가 자체 개발한 '양자 키 분배장치'(QKD)를 기반으로 무선 양자암호통신의 데이터 송수신 거리를 최대 10km 구간까지 확대한다. 통신 인프라를 이용한 안보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빛의 가장 작은 단위인 광자의 양자 특성을 활용한 양자암호통신으로 대응하겠다는 복안이다. 

무선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세계 국방·보안 분야에서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다. 면적이 넓거나 광케이블 설치가 어려운 도서 지역이나 이동체에도 모바일 네트워크 환경에서 보안성이 강화된 통신망을 제공할 수 있어서다. 상용화될 UAM(도심항공교통), 저궤도위성 등에서도 활발히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영욱 KT 융합기술원 미래기술네트워크담당 올 옵틱 네트워크 태스크포스(All Optic Network TF) 상무는 12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KT융합기술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작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한강 동작대교 북단부터 남단까지 1km 구간에서 무선으로 양자신호를 전송했고, 올해는 가평 청평호를 수직으로 가로지르는 2km 구간으로 데이터 송수신 거리를 늘렸다"며 "내년에는 이를 10km 구간까지 확대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자 상태로 암호키를 전달하는 양자암호통신은 특성상 해킹이 불가능한 통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과 중국, 독일, 오스트리아 등 세계 주요국에서 양자암호통신 기술 경쟁에 한창이다. 국내에서는 KT가 통신사 중 최초로 무선 양자암호통신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상무는 "앞으로 국방망에서 저궤도 위성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고, 최근 위성 간 데이터 전달에서는 양자 암호키 전달까지 요구되고 있다"며 "다만 지상과 위성 간 커뮤니케이션 시 대기층을 잘 통과해야 하는데, 빛의 산란이 심해서 데이터 손실이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했다. 

이에 KT는 대기층 두께인 10km를 당장의 전송 거리 목표로 잡았다. 그는 "지상에서부터 10km까지 양자 신호 송수신이 원활하게 되면 그 이상은 데이터 전송에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양자 암호키를 레이저빔 형태로 공간에 뿌리는 QKD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전송 거리가 늘어날수록 바람 등 대기환경 영향이 증가하는 만큼, 송수신 장치를 반자동으로 초정밀 지향이 가능하게 발전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뿐만 아니라 양자내성암호(PQC) 방식의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PQC는 복잡한 수학 알고리즘에 기반을 둬 암호키를 생성하는 기술로, 별도의 양자 키 분배장치와 양자 키 분배채널 등 고가의 하드웨어를 요구하는 QKD 방식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다.

그간 KT와 SK텔레콤은 QKD, LG유플러스는 PQC 기술 고도화에 집중해왔다. 이 상무는 "최근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커머셜(상용) 부문에 PQC를 적용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는데, 한국은 아직 PQC 표준이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내년 인증제도가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고, 상반기에는 기업전용회선부터 PQC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양자암호통신 생태계 확보를 위해 자체 개발한 QKD 장치의 핵심 기술을 우리넷, 코위버 등 국내 중소기업에 이전하고 정부와 반도체 국산화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광학소자나 SPD와 같은 수신기는 아직 외산장비를 활용하고 있다.

KT는 양자암호통신 상용화를 위해 관련 장비 가격을 낮추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이영욱 KT 융합기술원 미래기술네트워크담당은 "작년 7월 양자암호 전용회선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상당히 고가라 이용자가 거의 없다"며 "장비의 원가를 낮추는 게 굉장히 중요해서 정부와 장비 부품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R&D)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수연 (papyru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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