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을 멈추지 않겠다” 장수정·백다연, 나란히 코리아오픈 단식 8강 탈락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장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 2023 대한민국 장수정 대 미국 에미나 벡타스 16강전. 장수정이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2023.10.12 연합뉴스

장수정(대구시청)이 10년 만의 코리아오픈 8강 도전에 실패했다.

장수정은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 16강에서 에미나 벡타스(미국)에게 0-2(3-6 4-6)로 져 탈락했다. 2세트 먼저 상대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해냈지만, 게임 스코어 4-2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했다

장수정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2세트 들어 조금 더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려고 했고, 4-2까지 잘 만들었다. 이후 소극적으로 플레이한 게 패인”이라고 아쉬워했다.

앞서 1회전에서 2020 호주오픈 우승자로 현재 랭킹 30위인 소피아 케닌(미국)을 2-0으로 완파했던 장수정은 2013년 대회 이후 10년 만에 대회 8강을 노렸으나 실패했다. 장수정은 “케닌이라는 잘하는 선수를 상대로 이긴 것에 자신감을 얻었다. 앞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대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수정은 “케닌을 이기면서 대진이 ‘한 번 해볼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오히려 좋지 않았다”고도 했다.

장수정은 국내 최강자 중 하나로 어쩌면 조금 더 편하게 테니스를 칠 수 있는 환경을 마다하고 꾸준히 해외 투어 대회를 출전하며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장수정은 “어릴 적부터 꿈꿨던 무대”라고 도전의 이유를 밝히며 “잘 할 때도, 못할 때도 있다. 자신감을 얻을 때도 있지만, ‘나는 안되는구나’하고 좌절할 때도 많다. 그렇지만 그런 상황을 이겨내면서 좋아진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재미있다. 새로운 선수들과 경쟁하는게 힘들지만 도전하는 것 자체가 좋다”고 밝혔다.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장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 2023 대한민국 백다연 대 호주 킴벌리 버렐 16강전. 백다연이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2023.10.12 연합뉴스

장수정은 “고된 해외 생활이 어려워 은퇴 후 투어 코치는 하기 싫다”면서도 “아직은 언제까지 투어 도전을 그만둘지 모르겠다. 메이저대회 8강까지는 한 번 가보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장수정은 이제 전국체전을 소화한 뒤 호주, 일본 대회 출전을 타진한다. 그리고선 내년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준비에 들어간다.

한편 단식 1회전에서 2017년 프랑스오픈 우승자인 옐레나 오스타펜코(13위·라트비아)를 꺾은 백다연(NH농협은행)도 이날 킴벌리 버렐(102위·호주)에 0-2(0-6 1-6)로 졌다.

백다연은 “상대가 워낙 랭킹이 높은 선수였는데, 상대 압박에 대응하지 못했다”며 “아시안게임에 이어 큰 시합을 뛰면서 많이 배웠다. 잘하는 선수들과 많이 경기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랭킹 올려서 언젠가 메이저대회에서도 뛰고 승리하고 싶다”는 욕심을 밝혔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