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저무는 향우회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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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민주당 출신으로 서울 강서갑 국회의원을 지낸 금태섭 전 의원은 2019년 한 칼럼에서 영남 출신 정치인이 강서구에서 열린 호남향우회 행사에서 '강서호남향우회가'를 3절까지 완벽하게 외워 부른 뒤 다음 선거에서 당선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향우회 정치'를 주도하던 세대가 퇴장하면서 원적(原籍) 개념도 희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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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판이 커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때문에 내년 4월 총선 분위기도 일찌감치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으레 가을이면 체육대회나 등산모임 등으로 더 시끌벅적한 향우회 행사에 줄을 선 정치인들이 늘어난 것도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케 한다. 하지만 이번 보선에서 호남 못지않은 영향력을 가진 충청향우회에 공들인 국민의힘이 완패한 것처럼, 수도권 유권자들 성향도 지역색에 의존하던 시대는 지나고 있는 듯하다.
□정치권에서는 전통적으로 호남향우회의 결집력을 최고로 꼽는다. 민주당 출신으로 서울 강서갑 국회의원을 지낸 금태섭 전 의원은 2019년 한 칼럼에서 영남 출신 정치인이 강서구에서 열린 호남향우회 행사에서 ‘강서호남향우회가’를 3절까지 완벽하게 외워 부른 뒤 다음 선거에서 당선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수도권에서 한 번이라도 선거를 치른 정치인이라면 여야를 막론하고 금 전 의원 얘기가 남 얘기처럼 들리지 않을 것이다.
□실제 19대부터 21대 총선까지 수도권에서 호남을 텃밭으로 한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의석수 격차를 계속 벌리고 있다. 국민의힘도 수도권 열세 이유 중 하나로 호남 출신 유권자들 성향을 꼽는다. 하지만 호남 출신 유권자 표심만으로 민주당의 수도권 우위를 설명하기도 어렵다. 이번 보선이 열린 강서구 민심만 해도 2020년 총선에서 3석 모두를 민주당에 몰아줬지만, 불과 1년 후인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선에서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대선에서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섰던 민심은 불과 3개월도 안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줬다가 1년 4개월 만에 민주당으로 향했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 기준으로 전체 유권자의 50.5%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여야 모두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수도권 공략은 필수다. 하지만 출신 지역만을 내세워 표를 기대하는 정치도 수명을 다하는 분위기다. '향우회 정치'를 주도하던 세대가 퇴장하면서 원적(原籍) 개념도 희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을 읽는다면, 연고에 기대기보다 시시각각 변하는 민심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맞는 전략을 구사하는 정당이 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지 않을까 싶다.
김성환 논설위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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