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위 국감 '통계 조작' 공방 과열…여당 "전 통계청장들 부르자"(종합)
여, 문정부 '가계소득·소득분배' 지표 조작
야, 감사원 감사 자체에 문제…"짜맞추기"
통계청장 "최종 감사 결과 지켜봐야 할 것"
[서울=뉴시스] 이승재 정성원 기자 = 여야는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통계 조작을 국기문란 행위로 규정하면서 이전 정부의 위법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반면 야당은 이번 의혹의 발단인 감사원의 감사를 '조작·짜맞추기'라고 비판하면서 거세게 반발했다.
양측의 신경전이 과열되자 여당은 이 사건에 연루된 모든 통계청장을 증인으로 채택하자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여 "유경준·황수경·강신욱 전 통계청장 증인 채택하자"
이어 "국정조사 이전에 기재위 국감에서 유경준 당시 통계청장과 후임인 황수경 통계청장, 통계 조작 핵심으로 지목되는 강신욱 전 통계청장을 증인으로 소환해달라는 두 번째 요구가 있었다"며 "(유 의원은) '증인으로 소환하면 기꺼이 자진해서 출석하겠다'고 했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여야 간사 간 협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홍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중단하려던 가계동향조사를 문재인 정부 들어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시 시작하려다 보니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 있었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만약 통계 조작이 있었다 해도 이전 정부에서 원인을 제공한 것이고, 애초에 정치적인 목적도 없었을 것이라는 뜻이다.
홍 의원은 "모든 논란의 발단은 박근혜 정부 때 유 청장 시절에 시작된 것"이라며 "가계동향조사를 해보니 양극화가 눈에 확 보였기 때문인데, 이는 시대적인 흐름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2010년대 모든 국가에서는 양극화가 굉장히 사회적으로 중요한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이 통계를 없애겠다고 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2016년에 가계동향조사를 안 하겠고 해서 예산도 줄이고 인원도 줄였다"고 부연했다.
이전 통계청장들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여당의 주장이 이어지자 야당 측에서는 고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유 의원을 왜 여기에 데려오나. 여기서 할 얘기인가"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에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당시 통계청장인 유 의원이 나와서 발언하겠다면 그것도 존중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며 "황수경 청장이 계속 패싱당했다고 하는데 와서 물어보면 확실한 것을 가지고 갑론을박하는 것 같고, 강신욱 전 청장의 경우에도 임명될 때 '좋은 통계로 보답하겠다'고 얘기했는데 그건 또 무슨 얘기인지 묻고 싶고 국민도 궁금해한다"고 반박했다.
여 "국기문란 행위" vs 야 "정치 감사…짜맞추기"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통계 조작은 국기문란 행위다. 모든 국가 정책의 근간이고 기초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2017년 2분기 가계소득이 10년 만에 처음 감소한 것으로 나오자 당시 통계청이 통계 결과 산정 방법과 표준에 가중값을 임의로 적용해 가계소득이 증가한 것처럼 조작했다"며 "표본설계 담당 부서는 가중값이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반대했는데, 통계를 작성하는 부서에서 관여하지 말라며 강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통계법에도 청장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는데 당시 황수경 청장의 승인 없이 일방적으로 패싱했다"며 "담당 부서를 패싱하고 통계법에 명확히 규정된 청장의 승인도 없이 이것을 강행했다면 입법 위반 아닌가. 불법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형일 통계청장은 "최종 감사 결과가 나오는 것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2018년 3월에 소득분배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자 10가지 이상의 조정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계산했다"며 "소득분배가 개선된 것으로 값이 나올 때까지 통계를 조작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렇게 해도 소득5분위배율이 2003년 이후에 최악인 6.01로 나오자 결국은 취업자 가중값은 빼고 5.95로 낮춰서 공표했다"며 "이건 정말 국민들이 분노할 일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이 청장은 "수사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2018년에는 (해당 통계 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조사 재개가 2017년 말 확정됨에 따라 표본 확대에 대한 검토가 사전에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야당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감사원의 강도 높은 감사 자체를 문제 삼았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통계청이 2년 4개월 동안 감사원 감사를 받아본 사례는 없다"며 "매번 감사 기간을 연장하면서 감사하는 사례도 없다. 감사팀까지 변경해서 또 감사를 한다. 이런 사례도 없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이번 감사가 얼마나 무리한 감사이고 특정 목적을 가지고 한 감사라는 것이 이 과정만 봐도 알 수 있다"며 "감사원은 정치감사임을 스스로 증명하듯이 감사 내용을 언론에 흘리고 전 정부 흠집내기에 열을 올렸다. 중간 발표를 살펴보니 짜맞추기 감사이고, 조작 감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평가하고 싶다"고 비판했다.
또한 "국정원이 과거 정치에 이런저런 방식으로 개입한 결과가 어땠나. 감사원의 이런 식의 운영 방식은, 무리한 방식은 내부에서부터 불만이 나올 것이고 역사적 평가를 분명히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질의 과정에서 이 청장이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답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해서 나오자, 국민의힘 소속 김상훈 기재위원장이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증언 및 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보면 수사 중이나 재판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할 수 있으나, 거부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며 "국민들의 알 권리 충족과도 직결돼있으니 상황을 잘 판단해 답변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통계청장 답변에 대해 마치 수사 중인 사건이니 답변을 해서는 안 된다는 걸 강조하는 식으로 말한 것에 대해 굉장히 유감"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류성걸 의원은 "위원장의 발언은 오히려 관련 사안을 충분히 답변하라는 취지"라고 했고, 김 위원장도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은 답변하라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ussa@newsis.com, jungsw@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어, 이 시험장 아니네" "수험표 없어요"…경찰이 해결사[2025수능]
- '마약 투약 의혹' 김나정 누구? 아나운서 출신 미스맥심 우승자
- "패도 돼?"…여대 학생회에 댓글 단 주짓수 선수 결국 사과
- 이시언 "박나래 만취해 상의 탈의…배꼽까지 보여"
- [단독]'김건희 친분' 명예훼손 소송 배우 이영애, 법원 화해 권고 거부
- "월급 갖다주며 평생 모은 4억, 주식으로 날린 아내…이혼해야 할까요"
- 배우 송재림, 오늘 발인…'해품달'·'우결' 남기고 영면
- '살해, 시신 훼손·유기' 軍장교, 38세 양광준…머그샷 공개
- '성폭행범' 고영욱, 이상민 저격 "내 명의로 대출받고 연장 안돼서…"
- 최지혜 "3번째 남편과 이혼…남친과 4개월만 동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