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거기관협의회 창립 10년…111개국 민주선거 구심점으로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선거관리 분야 최대 국제기구인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가 12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창립 10주년 국제콘퍼런스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각국 선거기관 관계자 2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고 111개국의 A-WEB 회원기관 121곳과 20여개 파트너기관이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A-WEB 출범 이후 지난 10년간의 사업 성과를 평가하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장인식 A-WEB 사무총장은 개회사에서 "A-WEB은 세계적으로 자유롭고 공정하며 참여적인 선거를 실시하자는 비전을 갖고 여정을 시작했다"며 "A-WEB 사무처가 모든 회원기관과 긴밀히 소통하고 회원들 사이에 소중한 경험 교류의 기회를 더 많이 창출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모소토 모에피야 A-WEB 의장(남아프리카공화국 독립선거위원회 위원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지난 10년 동안 A-WEB은 역동적으로 성장하며 전 세계 선거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관리되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A-WEB 사무처가 진행한 선거관리 역량강화 연수와 선거참관 프로그램 등이 회원기관들의 멤버십을 강화했고 세계적인 공중보건 위기 속에서도 우수한 선거 관례를 확산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WEB은 예산이 줄어드는 상황에서의 재정 확보와 국제기구와의 파트너십 등 당면한 현안들이 있지만, 훌륭한 플랫폼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앞으로도 세계의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위해 힘쓰는 기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WEB은 '전 세계에 자유롭고 공정하며 투명하고 참여적인 선거를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증진한다'는 비전 아래 2013년 10월 14일 인천 송도에 사무처를 두고 공식 출범했다.
A-WEB은 전 세계 회원기관을 상대로 국제콘퍼런스·역량강화연수·국제선거참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보고서·소식지 발간 등을 통해 선거관리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특히 각국의 선거관리 관련 지식과 경험을 교류해 세계의 민주적 선거문화 조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거관리 역량강화 프로그램의 경우 2014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87개국, 951명의 선거 공무원을 교육해 팬데믹을 비롯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러 나라 정부가 안전하게 선거를 치르도록 지원했다.
또 2017년 에콰도르 총선과 2018년 엘살바도르 총선, 올해 과테말라 대선 등 각국의 선거룰 A-WEB 선거참관단이 직접 참관하며 현지 상황에 맞는 실질적인 자문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태령 A-WEB 사무처 홍보팀장은 "교육과 선거참관 프로그램 이외에도 사무처 개소 이후 지금까지 A-WEB 월간 뉴스레터와 연례보고서, 공식웹사이트를 통해 900여건의 선거관리 사례와 정보를 공유했다"며 "사무처가 있는 한국을 중심으로 말라위, 인도, 콜롬비아, 남아공 등이 이에 앞장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A-WEB 사무처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53개 선거관리기관 관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49개 기관(92.4%)이 회원기관 사이의 소통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조사 참여기관들은 A-WEB이 선거관리 역량강화 프로그램과 선거참관 프로그램 등을 더 많이 조직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승열 A-WEB 사무처 대외협력부장은 "이번 설문에서는 대다수 참여자가 A-WEB이 앞으로도 선거·민주주의 분야 최대 국제기구로서 각국의 선거 관리기관 간 네트워크 기회를 촉진하고 선거관리 정보 교환을 위한 플랫폼으로 더 활발한 활동을 기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A-WEB의 각종 사업 활성화를 위해 우리 정부의 예산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은 국가의 대외적 명성이나 국가이미지 등에서 나오는 연성권력(Soft Power)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한국 정부의 A-WEB 예산 지원은 단순히 국고보조의 개념이 아닌 우리나라의 연성국력을 성장시키고 대의제·참여제 민주주의가 세계 각국에서 올바르게 기능하도록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s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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