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미군 추모비 제막식…한미 '민간 가교' 역할

[서울=뉴시스]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파주 임진각 보훈단지에서 열린 고(故) 윌리엄 E. 웨버(William E. Weber) 대령과 고 존 K. 싱글러브(John K. Singlaub) 장군의 추모비 제막식에 참석해, 유족인 데인 웨버(Dayne Weber)와 존 O. 싱글러브(John O. Singlaub)에게 추모비 축소 모형을 전달 받고 있다. (사진=SK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미 연대와 협력을 강조하며, 양국 정·재계를 잇는 가교 역할에 적극 나서고 있다.

12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오후 파주 임진각 보훈단지에서 열린 고(故) 윌리엄 E. 웨버(William E. Weber) 대령과 고 존 K. 싱글러브(John K. Singlaub) 장군의 추모비 제막식에 참석했다.

웨버 대령과 싱글러브 장군은 6·25 참전용사이자 한미동맹의 상징으로 통한다. 두 사람은 지난해 타계해 미국 워싱턴 D.C.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이후 재단법인 한미동맹재단은 올해 초부터 한미 양국 장병들의 보훈과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추모비 건립 사업을 추진해왔다. SK그룹은 이에 고인의 업적과 용기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유족을 위로하기 위해 이번 추모비 건립을 후원했다.

앞서 최 회장은 웨버 대령이 평생을 두고 추진한 미 '추모의 벽' 사업에 국내 기업 최초로 100만달러(13억원)를 후원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7월에는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건립식에도 참석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데인 웨버(Dayne Weber), 존 O. 싱글러브(John O. Singlau) 등 유족들이 참석해 최 회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최 회장은 축사에서 "6.25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은 우리에게 자유민주주의라는 씨앗을 선물했다"며 "세계 최빈국에 속했던 우리나라가 반도체, 배터리 등 최첨단 산업에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웨버 대령의 미션을 이어 받아 한미 양국 협력을 발전시키고, 인류가 직면한 문제에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숭고한 희생에 진정으로 보답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SK와 재단은 추모비를 통해 참전용사의 헌신을 기록하고, 미래 세대들에게 안보와 자유의 가치를 교육하는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SK의 한미 우호 활동은 반세기 이상 지속되고 있다. 최종현 SK 선대회장은 미국 유학 시절 ‘인재양성’이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길이라고 깨닫고, 한국 학생들이 미국 유수의 교육기관에서 수학할 수 있도록 지원한 바 있다. 최태원 회장도 이를 이어받아 장학사업을 확대하고, 한미 간 경제협력으로 보폭을 넓혔다.

최 회장은 이날 행사에 이어 행사장에서 한미연합사령관을 역임한 커티스 스캐퍼로티(Curtis Scaparrotti) 주한미군전우회 회장과 환담했다.

SK 관계자는 "주한미군 출신 재향군인이 330만명에 달하는 만큼 이들이 미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에게 든든한 후원자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또 전날 서울 종로구 SK 서린 사옥에서 방한 중인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미 상원의원 6명과 만나 한미 간 포괄적 분야의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최 회장은 "핵심 사업 분야의 대미 투자는 계속 진행할 것"이며 "기후변화, 디지털 전환 등 글로벌 이슈의 해법을 찾으려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공동 대응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미 의원들도 "SK가 한-미 양국의 가교이자, 반도체, 베터리,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핵심 공급망 파트너가 됐다"며 "SK 경영 활동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한층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특히 글로벌 현안인 공급망 이슈와 관련해, 올해 12월에 열리는 '2023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Trans-Pacific Dialogue)'에서 민-관-학계가 이 문제의 해법을 심도있게 논의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TPD는 '최종현 학술원'이 2019년 발족한 집단지성 플랫폼이다. 한·미·일 3국의 전현직 고위 관료와 세계적 석학, 싱크탱크, 재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동북아와 태평양 지역의 국제 현안을 논의하, 경제안보 협력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서울=뉴시스]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지난 11일 방한 중인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6명의 미 상원의원 대표단을 SK 서린 사옥에서 만나 포괄적 분야의 경제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12일 밝혔다. (사진=SK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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