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메타버스는 아직 초기단계 사람중심 사회적 규범 만들어야"

윤선영 2023. 10. 1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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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비 로젠바움(오른쪽) 메타 리얼리티랩 디렉터와 임용 서울대학교 교수가 12일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XR허브 코리아 혁신 컨퍼런스'에서 'AI·XR이 가져올 메타버스의 미래'를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윤선영 기자

"AI(인공지능), 메타버스는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명쾌한 답이 없을 수도 있지만, 인류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발전시키도록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데비 로젠바움 메타 리얼리티랩 디렉터는 12일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XR허브 코리아 혁신 콘퍼런스'에서 'AI·XR(확장현실)이 가져올 메타버스의 미래'를 주제로 특별대담을 진행하며 "AI는 메타버스를 포함한 모든 기술의 기반이자 메타의 장기적인 비전의 핵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XR허브 코리아는 본격적인 메타버스 시대를 대비한 정책적 과제 등을 연구하는 협력체다. 메타와 서울대학교 AI연구원이 지난해 공동으로 출범시켰다. 메타는 메타버스가 인류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것으로 보고 사명을 변경할 정도로 관련 사업에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커넥트 2023' 행사를 열고 플랫폼상의 경험을 강화하는 최신 AI와 XR 기술을 공개하기도 했다.

다만 메타버스는 이제 열리는 시장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로젠바움 디렉터는 짚었다. 그는 "인터넷, 휴대폰이 처음 등장했던 때를 떠올려보면 메타버스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기술 표준을 만드는 것은 물론 법적인 부분 등 여러 방면에서 인프라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예컨대 창의적인 기술표준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하고 상호 운용성을 확보해야 한다.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등은 AI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로젠바움 디렉터는 어떤 사회적 규범을 메타버스 내에서 수립할 것인지 살펴봐야 하며 이 모든 과정에서 사람이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봤다. 그는 "반드시 법이 아니어도 윤리적인 행동강령과 책임감을 토대로 한다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아울러 모든 법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고 처음부터 모든 것을 구축해야 한다고 보지는 않지만 프라이버시, 데이터 안전과 관련해 이미 존재하는 규제를 활용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메타는 현재 XR 기기로 '퀘스트 시리즈'를 출시하며 애플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애플은 지난 6월 XR 기기 '비전 프로'를 공개했으며 내년 중 이를 출시할 방침이다. 로젠바움 디렉터는 "애플의 XR 헤드셋 출시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경쟁이 활발할수록 관련 시장도 함께 커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로젠바움 디렉터는 "메타가 메타버스 시장을 단독으로 형성하고 표준을 홀로 주도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또 승자독식의 시장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면서 "모든 기업이 기회를 갖고 참여하는 협력을 경험하는 시장으로 호환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0~40년 전만 해도 작은 크기의 컴퓨터가 우리 주머니 안에 들어올 것이라는 상상을 하지 못했던 것처럼 메타버스 역시 앞으로 엄청나게 발전할 것"이라며 "이미 AR(증강현실) 플랫폼은 존재하고 이 가운데서 디지털 격차를 줄여나가려는 노력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한국이 주도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XR연구 네트워크'도 출범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XR연구 네트워크는 서울대학교 AI연구원이 설립하고 메타가 후원하는 XR허브 코리아의 하위 이니셔티브다. 서울대와 메타는 한국을 넘어 아태지역 전역의 정책 연구를 한데 모으고 정책 제안과 개발의 이정표를 제시하는 주도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임용 서울대학교 AI정책 이니셔티브 디렉터 겸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새롭게 설립된 XR연구 네트워크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구성원들과 다양한 시각에서 기술의 발전 방향을 고찰하고 올바른 틀을 구축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글·사진=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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