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조 단위 영업익’에도 삼성전자 파는 외국인, 이곳에 몰려갔다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3. 10. 1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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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SK하이닉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대형 반도체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를 2600억원 넘게 쓸어 담은 반면 삼성전자는 폭풍 팔자세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증권가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11만3000원에서 12만4200원으로 8.28%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0.73%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나란히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8월부터 9월 말까지 코스피가 2600선에서 2460선까지 6.77% 하락하는 동안 삼성전자는 7.97%, SK하이닉스는 7.50% 하락했다. 코스피 대장주로서 약세장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일반적인 기대와 다르게 코스피보다 더 많은 하락세를 보였던 것이다.

최근 SK하이닉스의 주가 강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2652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1위 종목이다. 지난 5일 하루에만 1957억원어치를 쓸어 담기도 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5649억원어치를 내다 팔던 외국인의 분위기가 한 달 사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 1위 종목에 삼성전자가 이름을 올린 점도 눈길을 모은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삼성전자를 8616억원어치 순매도 했다.

올해 첫 조 단위 영업이익도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심리를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전일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은 2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9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303억원 담는 데 그쳤다. 그간의 순매도 규모를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같은 반도체 대장주이지만 두 회사를 보는 외국인의 시선이 갈린 건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이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HBM 납품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에 따라 되려 SK하이닉스가 반사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을 선점하면서 3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이날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 기준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손실 전망치는 1조6650억원이다. 지난 2분기 2조8821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둬들였던 SK하이닉스가 적자 규모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D램의 출하량과 평균판매가격(ASP) 모두 전분기 대비 증가하면서 3개 분기 적자 터널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큰 폭의 ASP 상승으로 원가와 판가 양쪽에서 모두 경쟁사를 앞섰다는 평가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경쟁력을 바탕으로 매 분기 적자 폭을 줄여가면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D램이 예정보다 빠르게 흑자 전환하면서 SK하이닉스의 흑자 전환 시점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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