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전기차 수요 둔화에 EV5·EV4·EV3 등 ‘중소형 전기차’ 앞세워
기아가 중소형 전기차 EV3와 EV4를 내년 국내 출시한다. 가격대를 낮춘 전기차를 출시해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해 가정용 충전기 등도 보급한다.
기아는 12일 경기 여주 마임비전빌리지에서 열린 ‘기아 EV데이’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전동화 가속 전략’을 공개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얼리어답터가 아닌 다수의 고객들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가장 큰 요인은 전기차의 높은 가격과 충전의 불편함”이라며 “그들을 망설이게 하는 우려 사항에 대한 해결 방법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기아 전동화 가속 전략의 핵심은 중소형 전기차다. 기아는 이날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3’ 콘셉트카와 소형 세단 ‘EV4’ 콘셉트카를 최초로 선보였다. 소형이지만 공간이 넓은 게 특징이다. 국내 출시 시점은 EV3는 내년 상반기, EV4는 내년 말이다.
오는 11월 중국에 출시하는 중형 SUV ‘EV5’도 이날 행사장에서 공개됐다. 기아가 중국 현지 공장에서 만든 첫 순수 전기차인 EV5는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장착하는 등의 방식으로 가격을 낮췄다. EV5 판매가는 중국에서 15만9800위안(약 2930만원)부터 시작한다. 중국에서 26만3000위안(약 4820만원)에 팔리는 테슬라의 중형 SUV ‘모델Y’를 타깃으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에서는 EV5에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장착해 2025년 상반기부터 판매한다. 덩달아 판매가격도 높아질 전망이다. 기아는 한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EV3·EV4·EV5 출시가는 3만5000달러(약 4680만원)에서 5만 달러(약 6680만원) 사이라고 밝혔다. 향후 출시 예정인 EV2 등은 그 이하 가격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글로벌 충전 인프라도 확대 구축한다. 북미에서는 2024년 4분기부터 미국에서 판매 전기차에 북미충전표준(NACS) 충전 포트를 적용해 고객들이 테슬라의 급속 충전기인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유럽에서는 4개 자동차그룹과 함께 2025년까지 주요 고속도로에 초급속 충전기 7000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2025년까지 충전기 3500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가정에는 기아가 직접 개발한 완속 충전기를 공급키로 했다.
기아는 이 같은 방식으로 2026년까지 연간 전기차 판매량을 100만대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아가 판매한 전기차(4만9000대)의 20배 수준이다. 2030년에는 연간 목표를 160만대까지 높여 잡았다.
다만 기아의 전동화 가속 전략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가 선보인 중소형 전기차들의 출고가가 낮은 수준이 아니다”며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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