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과 지옥’ 오간 이재명의 한 달…위기는 아직 안 끝났다?

변문우 기자 2023. 10. 1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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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체포안 가결→구속 기로→영장 기각→강서 압승…복귀 앞둔 李
총선 전 과제도 산적…檢 ‘백현동 의혹’ 불구속 기소, 당내 갈등도 여전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대정부 단식'부터 '구속영장 청구'에 '체포동의안 가결'까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9월은 지옥과도 같았다. 이후 '구속영장 기각'을 시작으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압승'으로 이어지며 이 대표는 10월 다시금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다. 다만 이 대표 앞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12일 검찰이 다시 이 대표를 '백현동 개발특혜' 혐의로 재판에 넘긴데 이어 당내 갈등도 총선을 앞두고 이 대표에게 큰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위례신도시 특혜 의혹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구속 위기서 단숨에 상승세 탄 李

당대표 취임 1주년이었던 8월31일, 이 대표는 대정부 단식을 시작한 후 한 달간 가시밭길을 걸었다. 단식의 사유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 전환과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단식 기간 동안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국정 파트너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이 대표를 철저히 외면했다. 여기에 일각에선 이 대표가 검찰 수사를 회피하기 위해 '방탄 단식'을 선택했다는 의심마저 제기됐다.

이 가운데 이 대표는 당내 역풍도 직면해야 했다. 국회에 청구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당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의 이탈표로 9월21일 가결된 것이다. 체포동의안 표결 직전 이 대표가 병상에서 올린 '부결 호소문'도 통하지 않았다. 당시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명백히 불법부당한 이번 체포동의안의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며 부결을 당부했다.

체포동의안 가결로 이 대표는 불과 2주 전만 해도 구속 기로에 놓여 있었다. 정치생명의 최대 위기에서 이 대표는 24일간의 단식을 중단한 채 9월26일 법원에서 구속영장 심사를 받았다. 당시 여론은 이 대표가 구속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법원은 이 대표의 영장을 기각시켰고, 이 대표는 위기에서 기사회생했다. 사법리스크의 상당 부분을 해소한 셈이다.

이후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가결파에 대한 '보복 대신 통합'을 외치며 현안 수습에 나섰다. 그는 단식 여파로 건강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유세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등 강서 보궐선거를 챙겼다. 결국 민주당(진교훈 강서구청장 당선인)은 해당 선거에서 국민의힘(김태우 후보)을 17%포인트 차로 압승하며 저력을 입증했다. 이 대표는 선거 결과를 발판으로 국정감사 직후 본격 현 체제를 유지하며 내년 총선모드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서울 강서구 발산역 인근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진교훈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법 리스크 여전…당내 봉합 못하면 "총선 참패"

다만 이 대표의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검찰은 성남시장 시절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이 대표를 다시 재판에 넘겼다. 영장 기각 15일 만에 백현동 사건만 따로 떼어내 이 대표에게 칼을 겨눈 셈이다. 이와 관련해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석열 정권의 첫 응답이 국정 쇄신이 아닌 정적 죽이기 기소라니 기가 막힌다"며 경고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당내 갈등도 이 대표에겐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강성 친명(친이재명)계는 비명계를 향해 이미 '가결표 색출' 등 선전포고를 해놓은 상태다. 여기에 일부 비명계 의원들도 이 대표 체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경계를 풀지 않고 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 구속영장을 기각 받은 것 외에 직전까지 잘한 게 뭐가 있나. 외상값 오름, 수박 5적, 당내 분열(뿐)"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총선 승리 등 앞으로 숙제를 풀기 위해 당장은 비명계를 끌어안는 모습을 연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석이 된 민주당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에 비명계나 통합형 인물을 앉힐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강서구 보선 승리가 이재명 중심으로 뭉쳐서 가는 계기가 되겠지만, 혁신 공천하지 않고 기고만장해져서 비명계를 험지로 보내거나 갈라내겠다고 하면 총선을 망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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