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과 지옥’ 오간 이재명의 한 달…위기는 아직 안 끝났다?
총선 전 과제도 산적…檢 ‘백현동 의혹’ 불구속 기소, 당내 갈등도 여전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대정부 단식'부터 '구속영장 청구'에 '체포동의안 가결'까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9월은 지옥과도 같았다. 이후 '구속영장 기각'을 시작으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압승'으로 이어지며 이 대표는 10월 다시금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다. 다만 이 대표 앞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12일 검찰이 다시 이 대표를 '백현동 개발특혜' 혐의로 재판에 넘긴데 이어 당내 갈등도 총선을 앞두고 이 대표에게 큰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속 위기서 단숨에 상승세 탄 李
당대표 취임 1주년이었던 8월31일, 이 대표는 대정부 단식을 시작한 후 한 달간 가시밭길을 걸었다. 단식의 사유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 전환과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단식 기간 동안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국정 파트너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이 대표를 철저히 외면했다. 여기에 일각에선 이 대표가 검찰 수사를 회피하기 위해 '방탄 단식'을 선택했다는 의심마저 제기됐다.
이 가운데 이 대표는 당내 역풍도 직면해야 했다. 국회에 청구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당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의 이탈표로 9월21일 가결된 것이다. 체포동의안 표결 직전 이 대표가 병상에서 올린 '부결 호소문'도 통하지 않았다. 당시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명백히 불법부당한 이번 체포동의안의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며 부결을 당부했다.
체포동의안 가결로 이 대표는 불과 2주 전만 해도 구속 기로에 놓여 있었다. 정치생명의 최대 위기에서 이 대표는 24일간의 단식을 중단한 채 9월26일 법원에서 구속영장 심사를 받았다. 당시 여론은 이 대표가 구속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법원은 이 대표의 영장을 기각시켰고, 이 대표는 위기에서 기사회생했다. 사법리스크의 상당 부분을 해소한 셈이다.
이후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가결파에 대한 '보복 대신 통합'을 외치며 현안 수습에 나섰다. 그는 단식 여파로 건강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유세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등 강서 보궐선거를 챙겼다. 결국 민주당(진교훈 강서구청장 당선인)은 해당 선거에서 국민의힘(김태우 후보)을 17%포인트 차로 압승하며 저력을 입증했다. 이 대표는 선거 결과를 발판으로 국정감사 직후 본격 현 체제를 유지하며 내년 총선모드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법 리스크 여전…당내 봉합 못하면 "총선 참패"
다만 이 대표의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검찰은 성남시장 시절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이 대표를 다시 재판에 넘겼다. 영장 기각 15일 만에 백현동 사건만 따로 떼어내 이 대표에게 칼을 겨눈 셈이다. 이와 관련해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석열 정권의 첫 응답이 국정 쇄신이 아닌 정적 죽이기 기소라니 기가 막힌다"며 경고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당내 갈등도 이 대표에겐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강성 친명(친이재명)계는 비명계를 향해 이미 '가결표 색출' 등 선전포고를 해놓은 상태다. 여기에 일부 비명계 의원들도 이 대표 체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경계를 풀지 않고 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 구속영장을 기각 받은 것 외에 직전까지 잘한 게 뭐가 있나. 외상값 오름, 수박 5적, 당내 분열(뿐)"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총선 승리 등 앞으로 숙제를 풀기 위해 당장은 비명계를 끌어안는 모습을 연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석이 된 민주당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에 비명계나 통합형 인물을 앉힐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강서구 보선 승리가 이재명 중심으로 뭉쳐서 가는 계기가 되겠지만, 혁신 공천하지 않고 기고만장해져서 비명계를 험지로 보내거나 갈라내겠다고 하면 총선을 망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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