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개입 안했다”는데… 하마스에서 계속 나오는 ‘이란 지원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이란 정부의 공식 입장과 달리, ‘공격 전후 이란의 협력을 받았다’는 하마스 고위 인사들의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11일(현지 시각)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하마스의 레바논 지역 대표 아메드 압둘하디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한 뉴스위크의 관련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그는 “우리는 헤즈볼라, 이란, (저항의) 축과 이번 공격 이전부터 이후까지 최고위급 수준에서 협력했다”며 이러한 협력이 “정치와 군사, 그외까지 여러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이란의 동맹인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이며, ‘저항의 축’은 헤즈볼라를 비롯한 중동 내 반미·반이스라엘 성향 단체들의 동맹체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이에 앞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하마스와 헤즈볼라 등의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격을 계획하는 데 이란 안보 당국자들이 도움을 줬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이란혁명수비대(IRGC) 장교들이 지난 8월부터 하마스와 협력하며 지상과 해상, 공중으로 이스라엘을 급습하는 방안을 짰다.
그러나 이란은 자국이 연관됐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유엔 주재 이란대표부는 이란이 그런 공격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과거 팔레스타인 전투원들에게 전수한 적이 있다고 뉴스위크에 밝혔지만, 이번 이스라엘 공격에선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았다는 게 이란의 입장이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10일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 편을 드는 자들은 지난 2, 3일간 이번 행동의 배후가 이란이라는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며 “그들은 틀렸다”고 말했다.
하마스가 이란과 오랫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다져왔고 이란의 지원을 받은 헤즈볼라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일부 가세하고 있어 이란의 배후 내지 협력설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 다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이 하마스를 오랫동안 군사적으로 지원해 왔다고 비난하면서도 이번 공격에 이란 정부가 명확하게 연관됐다는 증거는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한편, 하마스 고위 관리인 알리 바라카도 공격 계획에 외부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돈과 무기를 제공하는 것은 이란과 헤즈볼라”라며 동맹국이 무기와 자금으로 하마스를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CNN의 보도에 따르면, 바라카는 “우리는 많은 (미사일을) 제조했다. 현지에 모든 것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 있다”면서 공장에서 최대 사거리가 250km에 달하는 미사일 생산이 가능하며 박격포와 박격포탄, 소총 제작도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뉴스1이 전했다. 그는 다만 작전을 보호하기 위해 하마스의 그 어느 대원이나 동맹 조차 공격 개시 시간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가 공격을 개시한지 30분이 지난 뒤 자신의 동맹인 헤즈볼라와 이란, 팔레스타인 저항세력과 접촉했고 튀르키예에도 통보했다고 밝혔다.
바라카는 러시아가 작전 이후 공격 관련해 질문을 위해 접촉을 시도했다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현재 상황과 전투 목표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또 전 세계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아닌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관심을 쏟는 것에 러시아가 기쁘게 생각한다며 “러시아는 우리에게 공감하고 동정심을 느끼고 있다. 미국이 팔레스타인에 휘말리게 되면서 려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이 줄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바라카는 하마스의 목표 중 하나가 미국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의 석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서 하마스 대원들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우리는 미국이 감옥에 갇힌 우리의 사람들을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 미국은 포로 교환을 하지않는가. 최근 이란과도 포로 교환을 진행했다. 우리와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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