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카페 알바라며 키스방 유인 후 성폭행… 女구직자 1000명 당할 뻔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스터디카페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거짓 글에 속아 찾아온 여성을 성폭행한 40대 남성이 사건 당시 여성 1000여명의 이력서를 열람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이진재)는 12일 오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에 의한 간음) 등 혐의로 기소된 40대 A씨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A씨는 2021년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에 스터디카페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는 글을 올린 뒤 이를 보고 찾아온 10대 재수생 등 6명을 키스방으로 유인해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공범 2명과 공모해 변종 성매매 업소에 여성 종업원을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여성 종업원이 제대로 구해지지 않자, A씨는 구직 사이트에서 여성 1000여명의 이력서를 열람한 뒤 스터디카페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오라고 연락했다.

A씨의 연락을 받고 실제 면접을 보러온 여성들은 280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 자리에서 “남성들과 클럽에서 하는 정도의 스킨십을 하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아르바이트가 있다”며 여성들을 변종 성매매 업소로 유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는 이 업소에서 어떻게 일을 하면 되는지 교육해주겠다며 일부 여성들을 강압적으로 추행하거나 간음했다. 재수생 B(19)양도 지난 4월 구직 사이트 글에 속아 A씨를 찾았다가 피해를 입었고, 정신적 충격을 받아 사건 20여일 만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날 검찰은 “고용 관계에 의해 피고인의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운 피해자의 상황을 이용해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했다. A씨 측은 공소사실을 검토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이유로 혐의 인정 여부 등 별다른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A씨는 2018년에도 키스방을 운영하며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기소돼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2021년 4월 출소한 A씨는 또다시 동종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검찰은 A씨 외에도 키스방을 운영한 공범 2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