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이어 영국도… 지하철 승객 다리에 빈대 스멀스멀
프랑스에 이어 영국도 빈대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영국 런던 지하철에서 승객 다리에 빈대로 추정되는 벌레가 스멀스멀 기어 다니는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다. 런던 시장까지 나서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10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등에서 빈대가 크게 퍼진 일에 관해 질문을 받고 “진짜 걱정거리”라며 “시민들은 런던에서도 문제가 생길까 봐 우려한다”고 답했다.
영국에서도 빈대 출현 우려가 나온 건 지난 주말 소셜미디어에 퍼진 영상 때문이다. 이를 보면, 빈대로 추정되는 벌레 한 마리가 승객 다리를 기어 다니고 있다. 이 영상은 올라온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조회수가 100만회를 넘겼다.
이에 칸 시장은 “런던교통공사(TFL)가 지하철과 버스를 정기적으로 소독하고 있을 뿐 아니라 (파리에 오가는) 유로스타와도 얘기를 나누고 있다”며 “파리의 관계자들과도 참고할 점이 있는지 상의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 이유에서 런던에선 빈대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 같지만 런던교통공사가 안이하게 대응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유로스타 측은 열차 내 빈대를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유로스타 측은 성명에서 “모든 객차 내 직물 표면은 뜨거운 물을 이용해 정기 세척하고 있다”며 “평소에도 의심이 가면 즉시 소독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프랑스에서도 빈대가 대거 발견된 만큼, 영국에서도 출현하는 게 낯선 일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곤충학자 리처드 네일러 박사는 “빈대는 수천년 동안 인간과 함께해 왔다”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국경이 폐쇄되면서 빈대 이동이 잠시 둔화했을 수는 있지만, 빈대는 세계적인 문제로 인구 밀도가 높은 곳이면 어디든 등장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환경이 취약한 아파트와 주택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인간에게 ‘치명적인’ 건강상 문제를 일으킬 확률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해충방제협회 나탈리 번게이 기술 책임자는 “빈대에 물릴 경우 가려움증과 심각한 부기를 유발할 수는 있지만, 병원균을 인간에 전염시키는 경우는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며 “아나필락시스(급성 중증 알레르기 반응) 유발이 가능하긴 하지만 드물다”고도 했다.
한편 올림픽을 앞둔 프랑스에서 빈대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당국은 탐지견까지 투입해 조사에 나섰다. 기차와 지하철, 영화관 등 공공장소는 물론 학교 건물에서도 빈대가 발견됐다. 클레망 본 프랑스 교통부 장관은 지난 4일 긴급회의를 열고 “전반적인 방역 절차를 강화할 예정이며 탐지견을 투입할 것”이라며 “아울러 3개월마다 빈대 신고와 확인된 감염 사례를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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