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트럼프, 통일교 관련 단체서 강연료 33억원 받아"

김예진 기자 2023. 10. 1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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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마이니치 보도…"분당 9000만 원 받은 셈"
펜스 전 부통령도 한번 강연하고 7억원 받아
[뉴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1~2022년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관련 단체로부터 3차례 강연을 한 비용으로 총 250만 달러(약 33억5000만 원)을 받았다고 12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사진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뉴욕시 맨해튼지방법원에서 열린 금융사기 의혹 관련 민사재판에 참석한 뒤 취재진에게 발언하는 모습. 2023.10.12.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1~2022년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관련 단체로부터 3차례 강연을 한 비용으로 총 250만 달러(약 33억5000만 원)를 받았다고 12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대통령 선거 투명성 확보를 위해 최근 수입 등을 기록한 재무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마이니치는 내년 대선 입후보를 목표로 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펜스 전 부통령이 미 정부 윤리국(OGE)에 제출한 재무 보고서를 입수했다.

신문은 이 공문서와 일본 내 소송 자료 등과 대조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러한 강연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통일교 우호단체인 UPF(천주평화연합·Universal Peace Federation)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이러한 거액의 강연비를 지불했다.

구체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무 보고서에는 ①UPF 뉴저지 배드민스터 2021년 8월 26일/강연/수입 50만 달러 ②UPF 월드 서밋 플로리다주 팜비치 2022년 2월 10~14일/강연/수입 100만 달러 ③UPF 월드 서밋 뉴저지 배드민스터 2022년 7월 25일/강연/수입 100만 달러 등이 기재돼있다.

①은 UPF가 2021년 9월 12일 한국을 거점으로 연 온라인 행사에 보내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영상 메시지를 배드민스턴에서 같은 해 8월 26일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②는 UPF가 2022년 2월 10~14일 한국 서울에서 열린 ‘월드 서밋 2022’에 보내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팜비치 자택에서 영상 촬영을 한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③도 UPF가 2022년 8월 11~15일 서울에서 개최한 행사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영상을 보내기 위해 배드민스터에서 같은 해 7월25일 촬영을 했던 것이 기재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였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도 UPF로부터 1차례 강연 후 55만 달러(약 7억4000만 원)을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낸 영상을 합치면 약 28분이 된다. 분당 약 1000만엔(약 9000만 원)의 보수를 받은 셈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앤캐니=AP/뉴시스]지난 6월 7일(현지시간) 미 아이오와주 앤캐니에서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출마 선언을 하는 모습. 2023.10.12.


펜스 부통령의 문서에는 ④UPF 한국 서울 2022년 2월 13일(지불은 강연 대리점)/수입 55만 달러라고 기재됐다. 월드 서밋 2022에 보낼 영상을 촬영한 후 강연비를 받은 것을 적은 기록이다.

UPF가 미국의 정치가에게 고액의 보수를 지불했다는 공문서 존재가 밝혀진 것은 이례적이다. UPF 일본지부 소송에서 대리인을 역임하고 있는 도쿠나가 신이치(徳永信一) 변호사도 신문에 "처음 봤다"고 밝혔다.

도쿠나가 변호사는 신문에 ①과 관련 UPF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고액의 돈을 보낸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해줬다.

②~④에 대해서는 UPF가 웹 홈페이지 내용, 공개한 이벤트 동영상 등을 고려했을 때 시기, 상황이 부합한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다만 신문은 트럼프 전 대통령, 펜스 전 부통령의 선거 캠프에 강연료에 대한 질문을 메일로 보냈으나 답변이 없었다고 했다. 일본의 통일교 측에서는 UPF에 질문을 하라며 답변을 피했다. UPF 본부와 일본 지부도 마이니치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보내지 않았다.

일본 전국통일교피해자대책변호단의 가와이 야스오(川井康雄) 변호사는 이들의 거액 강연비가 "교단(통일교)의 주된 수입원인 일본 신자로부터 받은 헌금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연비의 상당 부분이 "헌금으로 조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통일교 측은 다만 "일본으로부터 헌금을 (통일교의) 세계 본부가 어떻게 세계에 배분하는지 일본 법인은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신문은 한국에 있는 통일교 세계본부에도 질문을 보냈으나 답변이 없었다고 전했다.

UPF 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는 무상으로 연설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2021년 9월 영상을 보낸 바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7월 아베 전 총리 총격 사건으로 통일교에 대한 거액의 헌금 문제가 논란이 됐다. 당시 총격범이 어머니가 통일교에 거액일 헌금으로 기부해 가정이 엉망이 됐다고 증언했기 때문이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지난해 10월 통일교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도록 하고, 질문권을 행사하라고 지시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지난해 11월부터 종교법인법 근거해 통일교에 대해 질문권을 7차례 행사했다. 조직 운영, 고액 헌금, 수입·지출 등 최소 600개 이상 항목에 대한 보고를 요구하는 등 조사를 진행해왔다.

긴 조사 끝에 문부과학성은 12일 오후 통일교에 대한 해산 명령 청구를 결정했다. 13일 도쿄지방재판소(지방법원)에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올해 7월 미국 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공개한 세부 수입 내역을 인용, 그가 퇴임 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이 주관한 두 차례 행사에서 강연을 하고 그 대가로 200만 달러(약 25억4000만원)를 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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