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범 “NBA 우승팀요? 저는 덴버에 걸고 싶어요”
NBA 2023~24 프리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오는 25일부터 정규시즌이 개막한다. 다가올 시즌의 ‘화두’중 하나는 ‘변화’ 그리고 ‘결과’다. 지난 시즌 우승팀 덴버 너게츠가 탄탄하게 버티고 있는 가운데 데미안 릴라드(33‧187cm), 즈루 할러데이(33‧191cm), 브래들리 빌(30‧193cm) 등 쟁쟁한 선수들의 이동이 인상적이다.
특히 새로이 유니폼을 갈아입은 팀들이 피닉스 선즈, 보스턴 셀틱스, 밀워키 벅스 등 우승 후보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거기에 예전에 비해 힘은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노장 크리스 폴(38‧183cm)이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로 둥지를 옮긴 것도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충분하다. ‘역대급 전국시대가 펼쳐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여기에 대해 김효범(40‧189cm) 서울 삼성 코치에게 상위권 판도 및 우승후보에 대해 물어보았다.
“정말 흥미로운 시즌이 예상됩니다. 어디선가 NBA 단장들이 뽑은 올 시즌 우승 후보 예상에 관한 게시물을 봤어요. 보스턴과 덴버가 양강으로 꼽히는 가운데 밀워키와 피닉스가 뒤를 잇더라고요. 4개팀은 지난 시즌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고 보이는데 그중에서 덴버를 제외한 3개 팀은 심상치 않은 전력보강까지 완성했습니다. 자신들도 충분히 강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팀들이 존재하기에 서로간에 경쟁적으로 업그레이드를 시도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는 스타들끼리 뭉치면 슈퍼팀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한두팀이 아닌지라 그런 단어도 잘 쓰이지 않는 듯 싶어요“
김코치의 말대로 피닉스, 보스턴, 밀워키 등은 다른 팀과 상당한 격차를 벌일 만큼 남다른 전력을 갖추게 됐다. 피닉스는 데빈 부커(27‧196cm)와 케빈 듀란트(34‧208cm)라는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2, 3번 쌍포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몰아치기에 능한 빌이 가세했다. 셋중 하나만 터져도 게임을 접수할 수 있는 것을 비롯 더블팀 전략 등도 쉽지 않게 된지라 더욱 까다로운 팀이 됐다는 평가다.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한 팀중 하나입니다. 에이스급이 무려 3명이에요. 누구를 막아야 될지 상대 수비진 입장에서는 골치가 아프지 않을까 싶어요. 돌파 중심의 선수들 같으면 공격시 다소 빡빡할지 모르겠지만 셋 모두 슛거리가 길어서 그런 부분에서의 약점도 상쇄됩니다. 기복은 있지만 공격에 강점이 있던 디안드레 에이튼을 유서프 너키치로 바꾼 점도 플러스 요인이 될 듯 보여요. 둘 중 누가 낫다를 떠나서 큰 덩치로 골밑을 든든하게 지켜주면서 팀플레이를 하는 너키치가 현재 멤버 구성상 더 나은 핏이라고 생각합니다”
밀워키 또한 막강한 원투펀치가 완성됐다. 기존 야니스 아데토쿤보(29‧211cm)에 포틀랜드 에이스 출신 릴라드가 함께 한다. 둘다 지난 시즌 평균 30득점 이상을 기록한 검증된 득점력을 가지고 있다. 힘과 스피드를 겸비한 아데토쿤보의 림어택은 알고도 막기 힘들다. 그런 상황에서 리그에서 가장 긴 슛 거리를 가지고 있고 클러치에도 일가견이 있는 릴라드의 외곽이 불을 뿜는다면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악몽이다.
“포틀랜드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을 듯 싶었던 릴라드의 비시즌간 행보에 대해 엄청난 관심이 몰렸죠. 릴라드라마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그만큼 우승에 대한 갈증이 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원클럽맨을 버리고 밀워키 행을 택한 이상 동기부여는 확실하지 않을까요. 그러한 열정이 경기력으로 나온다면 밀워키는 천군만마를 얻었다고 볼 수 있겠죠”
보스턴은 즈루 할러데이라는 단단한 자물쇠를 새로이 얻었다. 공수겸장 양날개 제이슨 테이텀(25‧203cm)과 제일런 브라운(27‧196.2cm)에 현 NBA 최고의 가드 포지션 수비수 중 한명이 합을 맞추게 됐다. 피닉스와 밀워키같은 경우 화력보강이 눈에 띈다면 보스턴은 수비가 더욱 단단해졌다.
“할러데이는 그렇지않아도 탄탄한 보스턴의 수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줄 또 다른 방패로 기대가 큽니다. 보스턴의 팀컬러와 잘맞는 선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듯 기존 강팀에 좋은 선수들이 추가된지라 언급한 팀들의 우승확률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막상 시즌이 시작되면 예상 밖으로 판도가 흘러가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기대보다 시너지가 크지 않을 수도 있고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팀들이 치고 올라오기도 하죠. 그게 스포츠의 반전이고 매력이기도 하고요”
김코치가 최대 변수로 주목한 부분은 부상이다.
“농구는 베스트5의 비중이 큰 종목중 하나입니다. 주전만 튼튼하게 버티어줘도 기본 성적은 보장할 수 있는데 NBA같은 경우 정규시즌이 워낙 길다보니 도중에 부상자가 나오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거기에 큰 부상은 아니더라도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요. 그래서 팀별로 벤치를 두텁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고 로테이션이 원활하게 잘 돌아가는 팀이 순항 할 수 있는 거죠. 그렇게 주전들이 온전한 몸 상태로 플레이오프를 맞아야 우승 가능성도 더 높아질 수 있는 것이고요”
더불어 중요하게 예상한 것은 분위기다.
“NBA뿐 아니라 타리그도 마찬가지겠지만 팀 분위기가 좋지 못하면 가지고 있는 힘을 온전히 내기 쉽지 않습니다. 긴 정규시즌은 당연하거니와 최대한의 집중력이 필요한 플레이오프에서도 마찬가지겠지요. 에이스급 선수가 여럿인 경우 서로간에 조금씩 양보하고 맞춰나가는 부분이 정말 중요합니다. 어느 정도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으면서 팀플레이의 조각에 스며들고 또 필요할 때는 과감하게 나서서 활약하는 등 중용의 미가 필요하죠. 물론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스타들이 괜스레 스타겠습니까. 그게 왜 중요한지 너무 잘 알고 있고 그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스턴, 밀워키, 피닉스 뿐 아니라 그런 부분을 확실히 마무리 지을 수 있다면 어느 팀이든지 우승에 도전 가능하고 생각합니다”
김코치가 응원하는 팀은 디펜딩 챔피언 덴버다. 니콜라 요키치(28‧211cm)라는 매력적인 선수가 버티고 있는 것을 비롯 김코치의 멘토인 찰스 클래스크 어시스턴트 코치가 있는 이유가 크다.
“새로운 선수들이 뭉친 것도 중요하지만 호흡이라는 측면에서는 기존팀이 더 유리한 부분도 많습니다. 농구란 많이 손발을 맞춰볼수록 더 익숙해지는 스포츠니까요. 거기에 덴버 특유의 가족같은 분위기도 플러스 요소로 보입니다. 팀내 많은 선수들이 요키치를 사적으로도 믿고 따르는 등 구심점이 확실하고 그로인한 신뢰 관계도 탄탄하죠. 다만 불안한 점은 요키치가 비시즌간 너무 놀러다니고 흥에 취해있다는 점 정도?(웃음) 물론 워낙 자기 관리를 잘하고 영리한 선수이니만큼 알아서 잘하겠죠. 프로니까요”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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