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 포커스] 휴젤 보톡스 유럽 수출 ‘급제동’,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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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전통적으로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체들이 쉽게 진출하지 못한 지역입니다. 현재 다국적 제약사 애브비로 인수된 엘러간의 보톡스가 북미와 유럽에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몇 년새 이들 지역에 자사 제품을 공급하려는 시도가 이뤄졌고, 일부 성과가 있었습니다. 북미에는 대웅제약이 나보타를 수출하기 시작해 조금씩 세를 불리고 있고, 유럽에는 휴젤이 진출했습니다.
휴젤은 오스트리아 제약사 '크로마 파마'를 통해 자사 제품 '레티보'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유럽 전역의 판권을 크로마가 보유했습니다. 대웅제약도 유럽 일부 국가에서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허가받았는데, 이 회사는 네덜란드를 통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오스트리아로 선적되는 보툴리눔 톡신 물량을 사실상 휴젤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실제 보툴리눔 톡신 제품이 오스트리아로 본격 수출되기 시작한 건 지난해 3월입니다. 5만8천달러(약 8천만원)의 소규모 물량이 오스트리아로 떠났습니다. 수출 규모는 점차 커졌습니다. 특히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는 한 달도 쉬지 않고 오스트리아로 톡신 물량이 수출됐고, 지난해 12월에는 한 달에만 246만1천달러(약 33억원) 제품이 수출됐습니다. 이 기간 수출된 총액은 921만6천달러(약 123억원)로, 연간 2천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휴젤에게도 무시 못할 수준이었습니다.
그랬던 유럽향 수출이 갑작스럽게 사라졌습니다. 지난 4월 41만9천달러(약 5억6천만원) 수출을 마지막으로 5월부터 9월까지 5개월 연속 수출 물량이 없습니다. 관세청 데이터로 8월까지 수출 물량이 없었고,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9월 수출 잠정치로 봐도 3분기 내내 유럽향 선적은 없었다"고 분석했습니다. 휴젤 측은 "유럽 판권을 계약한 크로마파마와 문제가 생겼거나 수출 경로를 바꾼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일정 기간 선적 물량이 없어지는 건 흔한 일입니다. 대표적으로 대웅제약의 것으로 추정되는 캐나다 수출 톡신은 분기에 한 번씩만 수출 실적이 발생합니다. 휴젤 역시 "선적 계약 상황에 따라 수출되는 패턴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휴젤은 이미 그 전까지 9개월 연속 물량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결국 현지 판매가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아 재고가 쌓인 것 아니냐는 추정으로 이어집니다. 휴젤은 지난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유럽과 독립국가연합(러시아와 과거 소련 독립국) 매출이 10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톡신과 필러 제품을 합산한 금액입니다. 지난해 2분기보다는 25.1% 증가했지만, 오스트리아 수출이 가장 활발했던 4분기 이후 매 분기 조금씩 매출이 줄고 있습니다. 1년 내내 증가세를 보였던 지난해와 조금 다른 흐름입니다.
물론 올해 본격화되고 있는 고금리와 고물가, 경기부진 등으로 점유율과 상관 없이 전체적인 판매가 부진해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EU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8%로, 아슬아슬하게 경기 침체를 피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특히 5월 1.1%로 전망치를 한 번 높였다가 다시 후퇴하면서 최근 흐름이 더 좋지 않습니다.
반대로, 국내 보톡스 3사(휴젤, 메디톡스, 대웅제약) 중 휴젤만 진출해 있는 중국에서는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3분기 1천493만달러(약 200억원)가 수출돼, 두 분기 연속 1천만달러대 중반을 기록했습니다. 2021년 매 분기 2천만달러 이상을 기록했던 중국향 수출은 지난해 1천만달러 이하를 기록하는 등 부진했습니다. 그런 중국의 수요 부진이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휴젤 관계자는 "실적은 결국 연간 목표를 달성하느냐의 문제고, 3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다"면서 "수출은 계약이 따라 이후 더 이뤄질 수 있으니 기다려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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