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등신은 돌연변이…7등신의 몸을 사랑해야"

이동경 2023. 10. 1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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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의 예술가 폴리클리투스가 두상의 길이를 이용해 고안한 '등신 비율'에 따르면 일반적인 남성은 7.3∼7.4등신, 여성은 7등신에 조금 못 미친다.

김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책은 인간적인 몸에 대한 이야기"라며 "몸을 사랑하는 것을 배우려면 몸에 대한 진실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간의 몸으로 불가능한 8등신을 우연히 가졌다면, 이는 돌연변이라고 보는 게 맞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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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간적인 몸에 대한 고찰…김성규 교수 신간 '사피엔스의 몸'
다비드상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고대 그리스의 예술가 폴리클리투스가 두상의 길이를 이용해 고안한 '등신 비율'에 따르면 일반적인 남성은 7.3∼7.4등신, 여성은 7등신에 조금 못 미친다.

실제 두상의 길이는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2cm 정도 짧고, 키는 13cm 정도 작으니 이 비율은 꽤 정확하다고 알려졌다.

동국대 김성규 교수는 신간 '사피엔스의 몸'에서 몸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오해를 바로잡아야 자신의 몸과 타인의 몸을 사랑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김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책은 인간적인 몸에 대한 이야기"라며 "몸을 사랑하는 것을 배우려면 몸에 대한 진실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책에 따르면 8등신은 그리스인들이 인간을 초월한 존재인 신을 극도로 아름답게 묘사하기 위해 머리 1개 크기를 더한 것, 즉 '신의 비율'이다.

인간의 몸으로 불가능한 8등신을 우연히 가졌다면, 이는 돌연변이라고 보는 게 맞는단다.

인간의 99.9%는 8등신이 아니기 때문에 7등신 안팎의 비율을 가지고 태어났다면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위로'한다.

김 교수는 "8등신을 추앙하는 것은 오해에서 시작된 외모 지상주의의 환상을 좇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책표지 이미지 책이라는신화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책은 디지털 시대에 몸이 나태해지는 현상도 진단한다.

손으로 여러 도구를 활용했던 '손을 쓰는 인간'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is)는 140만년 전에 멸종했지만, 현세에 다시 전성기를 맞은 듯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활용하는 컴퓨터, 터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 기기의 대중화로 손의 역할은 극대화됐지만, 나머지 몸의 대부분은 나태하고 유약해지는 상황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손목 관절 통증, 거북목 증후군은 점점 더 많은 이들이 호소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이동하는 인간 '호모 모빌리스(Homo Mobilis)'는 스마트폰을 보면서 느릿느릿 걷는 '느림보 거북이'가 됐다고 책은 지적한다.

디지털 세계에서는 손끝 하나로 무한히 활보하지만, 현실의 움직임은 최소화되는 '몸의 괴리' 현상이라고 이를 표현한다.

김 교수는 "배고파도 손가락으로 배달 앱만 누른다면, 호모 사피엔스처럼 걸어 다니면서 사냥하고 음식을 찾는 과정에서 생겼던 운동 능력을 점점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책은 하얀 피부에 대한 욕망이 초래한 잔혹한 역사적 사실과 백인은 흑인보다 우월하다는 오만이 낳은 인종주의적 비극 등 인간 몸을 둘러싼 역사, 심리, 과학, 사회적 문제도 탐구한다. 책이라는 신화. 344쪽.

hope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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