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연 마치는 이스라엘 피아니스트…“유대인들, 나치 때처럼 학살당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분쟁 중인 이스라엘에 어머니를 남겨둔 피아니스트 이타마르 골란(53)은 12일 경향신문에 “유대인들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게 학살당한 것처럼 학살당했다”며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골란은 이날 e메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사진들 자체가 (전쟁에 대해) 말해준다. 미안하다. 더 이상 말할 수가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골란은 서울국제음악제(SIMF)의 초청을 받고 내한했다. 이날 저녁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무대에 올라 하이든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 56a ‘성 안토니 변주곡’을 연주한다. 지난 8일과 10일에도 무대에 올라 공연 일정을 그대로 소화했다.
골란은 “어머니에겐 내가 곁에 있는 것보다 공연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에 나도 (일정대로 공연을 마치는 것이) 괜찮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조금 특이한 분인데, 음악과 함께 살고 음악과 함께 숨을 쉬시는 분이죠. 아들이 공연할 때 가장 행복해하세요.”
골란은 프랑스 파리에, 그의 어머니는 이스라엘에 거주한다. 음악제가 개막한 지난 7일부터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11일까지 양측의 사망자는 2300명, 부상자는 8000명을 넘어섰다. “저는 매일 어머니께 e메일을 쓰고 있습니다. 전화로 이야기하는 것보다 글을 쓰는 것이 때로는 더 깊은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어머니도 충격을 받으셔서 항상 답장을 하시지는 않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 이스라엘로 가는 항공기는 운행이 중단됐지만 이스라엘 국영 항공사 엘알을 비롯한 일부 항공사는 비행편을 운행 중이다. “이탈리아에서 공연을 하기로 했는데 어쩌면 공연을 취소하고 어머니 집의 문을 두드려 깜짝 놀라게 할지도 모르겠어요. 이탈리아에서 공연하는 대신 어머니 곁에 왔다고 하면 기뻐하실지 모르겠네요. 휴, 어머니들이란!”
골란은 1970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태어나 1살 때 이스라엘로 건너가 음악을 공부했다. 1991년 미국 뉴욕 맨해튼 음악대학의 최연소 교수로 임명됐다. 현재는 프랑스 파리 음악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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