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빈살만-이란 대통령 통화…미, 협력국에 영향력 행사 요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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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를 논의했다고 AFP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함께 이스라엘로 급파된 한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무함마드 왕세자와 라이시 대통령의 전화 통화에 대해 "미국은 이에 대해 아무런 문제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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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고위 당국자 "하마스 공격 멈추도록 파트너들도 노력해달라"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를 논의했다고 AFP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사우디와 이란 국영 언론을 인용, 전날 빈살만 왕세자와 라이시 대통령이 양국 관계가 정상화한 이후 처음으로 공식 통화를 가졌다고 전했다.
사우디 국영언론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라이시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가자 지구의 군사 정세와 환경"에 대한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함마드 왕세자가 "현재 진행 중인 (분쟁의) 악화를 막기 위해 모든 국제적·지역적 당사자들과 소통하고 있다"며 "팔레스타인의 대의를 지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란 국영 언론은 이날 전화 통화에서 양측이 "팔레스타인을 향한 전쟁 범죄를 끝낼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란은 이번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공개적으로 하마스를 지지했다. 다만 이번 공격에 자국이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2016년 사우디가 시아파 유력 성직자를 사형에 처한 사건을 계기로 외교 관계가 단절됐던 두 나라는 올해 3월 중국의 중재로 7년 만에 외교관계 정상화에 합의하고 관계 개선을 추진해 왔다.
사우디는 이와 동시에 이스라엘과도 수교를 추진해 군사·경제적 이익을 꾀했다. 미국이 사우디 안보를 보장하고 민간 핵기술을 지원하고, 사우디가 이스라엘을 인정하는 등 조건으로 관계 정상화 합의를 추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막대한 인명피해를 내고 이에 분노한 이스라엘이 전쟁을 선언하면서 사우디는 복잡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현 상황의 악화를 중단하기 위한 협력적 움직임을 얻고자 지역적·국제적 소통을 통한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수교를 중재해 온 미국은 일단은 기존의 외교 이해관계를 미뤄두고 전쟁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막는 데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동 데탕트'를 위해 공을 들여왔고 사우디와 이스라엘간 수교 중재가 그 정점에 있었으나, 이번 전쟁으로 이같은 구상이 물거품이 될 상황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함께 이스라엘로 급파된 한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무함마드 왕세자와 라이시 대통령의 전화 통화에 대해 "미국은 이에 대해 아무런 문제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이스라엘로 가던 중 연료 공급을 위해 들른 아일랜드 경유지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사태의 진정을 위해 하마스나 이란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이란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협력국들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가 공격을 멈추고 인질을 석방하며 헤즈볼라와 이란이 전쟁에 개입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고 우리의 모든 파트너들에게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의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블링컨 장관과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란이 하마스를 오랫동안 지원해온 것은 맞지만 이번 공격에 직접 연계됐다는 증거는 없다는 입장이다.
블링컨 장관은 12일 이스라엘에 도착해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 등을 만날 예정이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전면적 지원 의지를 밝히고, 하마스에 납치된 미국인들의 귀환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미 정부 관계자는 블링컨 장관이 이스라엘 방문 이후 인근 국가들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방문 국가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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