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은행 주담대 6.1조↑…"10월 가계대출 더 늘수도"

(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5일 서울 시내 은행 외벽에 걸린 디딤돌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안내문. 2023.10.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한 달 새 은행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 6조1000억원 증가한 영향이다. 주담대는 전달보다 증가폭이 축소됐지만 9월 기준으로는 역대 두번째로 크게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9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1079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8월 말과 비교해 한 달 새 4조9000억원 증가했다.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4월 증가 전환한 뒤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은행 가계대출이 늘어난 이유는 주담대 증가 때문이다.

주담대는 지난 한달 6조1000억원 늘었다. 지난 8월 증가폭(7조원)보다는 증가폭이 줄었지만 9월 기준으로는 2020년 9월(6조7000억원)에 이어 역대 2번째로 큰 증가액이다.

은행 주담대는 지난 2월 전월 대비 3000억원 감소한 이후 3월부터 증가 전환 해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5개월 증가폭(5월 4조2000억원, 6월 6조9000억원, 7월 5조9000억원, 8월 7조원, 9월 6조1000억원)은 2020~2021년 부동산 급등기 수준까지 확대됐다.

주담대 증가는 최근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매수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신용대출을 비롯한 기타대출은 명절 상여금 유입과 부실채권 매·상각 등 계절적 요인의 영향으로 8월 말보다 1조3000억원 감소했다.

한은은 10월 가계대출 증가폭이 다시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영업일 감소와 상여금 유입 등 9월 가계대출 둔화 요인이 해소되는 데다 통상 가을 이사철 효과도 있다"며 "주택거래량이 7월보다 8월에 크게 확대된 부분도 있어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마다 편차는 있지만 과거 10월 가계대출 증가액이 9월보다 평균 2조원 남짓 늘었다"고 부연했다.

한편 9월 중 은행 기업대출은 11조3000억원 증가했다. 9월 기준 역대 최대폭 증가다.

세부적으로 대기업대출이 기업의 자금수요가 이어지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4조9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도은행의 대출 확대 노력과 기업의 추석자금 수요 등으로 6조4000억원 늘었다.

윤 차장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회사채보다는 대출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상황에서 은행의 대출 확대 노력과 계절적 요인도 작용하면서 기업대출이 올해 들어 가장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