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좀비 영화처럼 민간인 학살" vs "여성·아동 공격 안 했다"(종합)[이-팔 전쟁]

김난영 기자 2023. 10. 1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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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참수 등 잔혹 행위 논란 두고 이스라엘-하마스 진실 공방
이스라엘 "비교적 확신 갖고 하마스가 한 일 말할 수 있어"
하마스 "서방 언론이 시오니스트 모략·거짓 퍼뜨려"
[크파르 아자=AP/뉴시스]지난 10일 이스라엘 크파르 아자 키부츠(집단농장)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게 죽임을 당한 시민들의 시신 옆에 서 있다. 이스라엘 군 당국과 하마스는 12일 키부츠 학살 등 잔혹 행위논란과 관련해 각각의 주장을 펼치며 진실공방을 벌였다. 2023.10.12.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지상전 위기에 놓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측이 민간인 학살을 놓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영유아를 포함한 민간인을 학살했다고 주장하지만, 하마스는 날조라고 맞섰다.

조너선 콘리커스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일일브리핑을 통해 "오늘 세계의 많은 언론인이 하마스가 민간인에게 저지른 잔혹 행위를 목격하고, 경험하고 세계에 말할 기회가 있었다"라며 습격당한 키부츠(집단농장) 중 한 곳의 상황을 전했다.

그가 지목한 곳은 크파르 아자 키부츠로, 최근 40여 구의 영유아 시신이 발견됐다는 주장이 나온 곳이다. 콘리커스 대변인은 습격 현장이 나무가 우거지고 잔디가 자라던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됐다며 "좀비 영화에서 나온 장면"이라고 묘사했다.

콘리커스 대변인은 "현장을 참관한 노련한 종군 기자 한 명은 자신이 목격했던 일 중 최악이라고 말했다"라며 "이 아름다운 공동체에 살던 이스라엘인 1000여 명 중 100명 이상이 살해당했고, 많은 시신 가방이 그 키부츠에서 실려 나오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사망자 중에 어린이도 포함돼 있다며 "그들 중에는 아기도 있다"라고 했다. 그는 특히 "우리는 현장으로부터 참수를 당한 아기들도 있다는 매우, 매우 충격적인 보도를 접했다"라며 "해당 보도를 실제로 이해하고 검증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렸다"라고 했다.

콘리커스 대변인은 이후 군사령관 등이 언론 보도에서 진위를 확인해 줬다며 "불행히도 이제는 비교적 확신을 갖고 '그것이 이 지역에서 일어난 일이고, 하마스가 이스라엘 민간인에게 저지른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신은 훼손된 채 모든 곳에 흩어져 있었고, 여성과 어린이는 손이 묶인 채 총을 맞고 처형됐으며, 집은 방화로 불탔다"라며 민간인이 불이 난 실내에서 사망하거나 침입한 하마스 대원들에게 끌려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하마스가 '알아크사 홍수' 기습 작전을 감행한 뒤 온라인에는 이들의 만행으로 알려진 다양한 게시물이 유포됐다. 총을 든 남성들이 의식 없는 민간인 여성을 반나체로 차에 싣고 그 위에 올라앉아 환호하는 영상이 대표적이다.

음악 축제 현장에 하마스가 침투하는 모습과, 겁에 질린 여성이 오토바이에 실려 가는 장면 등도 광범위하게 퍼졌다. 제네바협약을 비롯한 국제법은 전시에 아동의 복지를 중시하고 여성은 성폭행과 성매매 강요 등으로부터 보호하도록 한다.

온라인에 널리 유포된 잔인한 장면은 국제사회에 큰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무장 정파인 하마스와 구분해 지지하는 시위도 있지만, 하마스의 만행이라고 이름 붙은 잔혹한 장면이 퍼지며 그마저 싸늘하게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그러나 하마스 측은 이날 자신들 만행으로 알려진 잔혹한 사건들이 날조라고 주장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하마스 고위 간부인 에자트 알리시크는 "일부 서방 언론이 계속해서 시오니스트의 모략과 거짓을 퍼뜨리고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온라인에 퍼진 각종 영상과 논란을 두고 "팔레스타인 저항원이 아동을 참수하고 여성을 폭행했다는 날조·중상모략으로 홍보된 주장"이라며 "이런 거짓을 뒷받침할 근거는 없다"라고 했다. 이어 "근거 없는 주장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라고 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영유아 참수'와 관련해 백악관이 조 바이든 대통령 발언을 해명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유대인 공동체 원탁회의에서 '테러리스트의 어린이 참수'를 거론하며 벌어진 일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나는 한 번도 테러리스트가 어린이를 참수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확인하리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이 하마스의 영유아 참수 논란이 사실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는 해석이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CNN은 이날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 "바이든 대통령이나 행정부가 하마스가 참수한 영유아에 관한 보도(진위)를 확인해 주거나 그런 장면을 보지는 않았다"라고 전했다. 당시 발언은 언론 보도와 이스라엘 측 주장을 언급한 것일 뿐이라는 뜻이다.

한편 콘리커스 대변인은 이날 "이스라엘 공군은 가자 지구 내 다양한 지역에서 다수의 목표물을 공습하고 있다"라며 "구체적인 군사 목표물을 노렸고, 이들 중 많은 수가 타격을 입었다"라고 밝혔다. 가자 인근 30만 병력이 '다음 단계'를 준비 중이라고도 했다.

그는 특히 "우리는 하마스 고위 당국자와 사령관 등 타격을 우선시하고 있다"라며 "고위 하마스 당국자나 군사 지휘관의 위치를 나타내는 정보가 있을 때마다 그 지점을 공습한다"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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