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사퇴…“구속된 의장 탄원서 받는 현실 부끄러워”
정용한 경기 성남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이 거듭된 시의회 파행에 책임을 지겠다며 12일 대표의원직에서 사퇴했다. 그는 동료 의원들에게 금품을 건낸 혐의로 구속된 의장을 위해 일부 시의원들이 탄원서를 받는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의원은 이날 입장을 내고 “성남시의회는 파행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피해는 성남시민들께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면서 “성남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으로 그 책임을 지고 대표의원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추경안 처리 과정에서 분당보건소 신축 관련 용역비(1억1500만원) 삭감을 볼모 삼아 파행을 거듭하고 민주당은 더는 협치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국민의힘 소속 박광순 성남시의회 의장에 대해 일부 시의원이 탄원서를 받는 것과 관련해서도 사과했다. 박 의장은 의장 선거 과정에서 동료 의원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지난 8월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박 의장은 구속된 지 62일만인 지난 11일에 의장직 사임계를 제출했다.
정 의원은 “성남시의회 국민의힘협의회는 당론을 위반하고 민주당 의원들과 결탁해 의장을 선출했다. 자숙하고 부끄러워야 함에도 불협화음을 만들고 있고, 당론을 어기고 당선됐다가 구속된 의장은 늦은 의장직 사임계를 제출했다”고 했다.
정 의원은 “그러나 당론을 어긴 몇몇 국민의힘 시의원들께 앞장서 사회단체장들과 시의원들께 탄원서를 받고있는 현실까지 처했다”면서 “국민의힘을 선택해 주신 성남시민들께 부끄럽다”고 밝혔다.
시의회 국민의힘 측은 조만간 의원총회를 열어 대표직 사퇴 동의 여부와 새 대표 선출 방안 등을 협의할 방침이다.
성남시의회는 제285회 임시회(9월 11~19일)와 제286회 ‘원포인트’ 임시회(9월 26일)에서 시가 제출한 3차 추경안을 처리하려 했으나 분당보건소 신축 용역비를 둘러싼 국민의힘과 민주당 간 견해차로 안건 처리가 불발됐다. 성남시의회 전체 의원 34명 중 국민의힘 소속은 18명, 민주당 소속은 16명이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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