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MZ세대 증여 재산, 5년간 73조원… ‘부의 대물림’ 가속화
지난 5년간 20대와 30대, 이른바 ‘MZ세대’가 받은 증여 재산이 7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다주택자도 18만명에 달해 부의 대물림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5년간 20대와 30대 청년에 대한 증여세 결정건수는 37만301건, 증여재산가액 총액은 73조4103억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 증여는 27조20억원, 30대 증여는 46조4082억원에 달했다.
대표적인 증여자산은 부동산이었다. 부동산 증여액이 39조8357억원으로 전체 증여재산가액의 절반이 넘었다. 이어 금융자산 18조9059억원, 유가증권 10조1760억원, 기타자산 4조4927억원 순이었다.
증여재산가액을 평균으로 환산해보니 20대 증여는 건당 평균 1억7573만원, 30대 증여는 평균 2억1421만원이었다.
20대 평균 증여재산 1억7573억원…29세 이하 평균 자산 130.2%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른 2022년 기준 29세 이하 가구(가구주 기준)의 평균 자산은 1억3498만원이다. 이를 고려하면 20대 평균(건당) 증여 재산 가액(1억7573억원)은 29세 이하 가구 평균 자산의 130.2%에 달한다. 재산을 증여받는 20대의 증여가액이 또래의 평균 자산을 웃도는 것이다.
30대 평균 증여재산 가액(2억1421만원)은 30대 가구 평균 자산(4억1246만원)의 51.9%였다. 증여가 20대, 30대 가구의 자산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20·30대 다주택자 수도 18만명을 넘어섰다. 통계청의 ‘거주지역별 연령대별 2건 이상 주택소유자수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2021년 기준 2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20대는 1만6755명, 30대는 16만4087명이었다.
한병도 의원은 “부의 대물림 심화로 청년세대가 극심한 좌절감에 빠지고 있다”며 “국가의 정책적 지원은 부모 도움 없이, 자력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청년을 중심으로 재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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