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청약 흥행불씨 살린 에스엘에스바이오, 후속주자 힘 실릴까

정기종 기자 2023. 10. 1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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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일 공모청약서 경쟁률 345.96대 1 기록…올 들어 세번째 수준 경쟁률 달성
유투바이오·큐로셀 이달 말 청약 예정…안정적 실적·CAR-T 치료제 임상 경쟁력 부각


에스엘에스바이오가 300대 1이 넘는 일반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코스닥 입성 초읽기에 돌입했다. 하반기 첫 주자였던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의 경쟁률이 저조해 바이오 공모주에 대한 투심이 냉각됐을 거란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이 회사의 경쟁력으로는 의약품 품질관리사업 기반의 '흑자 바이오벤처'라는 점이 꼽힌다. 앞으로 상장에 나설 바이오회사들도 흑자를 기록하고 있거나 연구개발 차별성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공모주 청약에서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거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2일 에스엘에스바이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345.9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바이오기업 중 세번째 수준에 해당하는 경쟁률이다.

지난 2월 바이오인프라의 청약 흥행(경쟁률 1034.7대 1)으로 출발한 바이오기업 청약은 상반기 순조로운 행보를 보였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을(232대 1) 비롯해 에스바이오메딕스(994.8대 1), 큐라티스(155.8대 1) 등이 잇따라 세 자릿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수요를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한자릿수 경쟁률을 심심치 않게 기록했던 지난해와 달라진 분위기에 업계도 반색했다. 상반기 마지막 주자로 나선 프로테옴텍이 올 들어 처음으로 두 자릿수 경쟁률(35.43대 1)을 기록했지만, 하반기 파로스아이바이오가 347대 1로 첫 테이프를 끊으며 전반적 투심 회복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 8월 이뤄진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가 희망 범위 하단에 해당하는 공모가 책정에도 10.12대 1에 불과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바이오기업 공모청약 중 가장 낮은 경쟁률이다.

때문에 에스엘에스바이오의 일반 청약 흥행 여부에 업계 관심이 쏠려왔다. 특히 지난달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내 최대어로 꼽히는 두산로보틱스 청약에 쏠렸던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도 실렸다. 업계 입장에선 6월 이후 두번의 두자릿수대 경쟁률로 자칫 식을 수 있는 분위기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는 기회였던 셈이다.

오는 20일 코스닥 이전 상장을 앞둔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의약품의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기준 적합 여부를 검증하는 의약품 품질관리 사업을 기반으로 신약개발지원과 진단시장 역량 강화를 노리는 기업이다.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의약품 품질관리를 중심으로 지난해 매출액 108억원, 영업이익 24억원을 기록한 몇 안되는 흑자 비상장 바이오기업으로 꼽힌다.

강시온·이도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의약품 품질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이 창출되는 가운데 신약개발지원과 체외진단기기 사업을 통해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며 "허가가 완료된 진단키트는 하반기 순차적으로 출시될 계획이며, 상반기 대비 우호적 업황에 올해 매출액 120억원, 영업이익 25억원 달성을 목표 중"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경쟁력이 이번 일반 청약에서도 잘 드러났다는 평가다. 올해 바이오 일반청약 중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바이오인프라 역시 꾸준한 매출 성장과 흑자 기조가 높은 시장 수요로 이어졌다. 바이오인프라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354억원, 영업이익 64억원이다.

결과적으로 흥행쪽으로 무게가 실린 에스엘에스바이오 청약은 후속 주자로 나서는 바이오기업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오는 23일 공모 청약에 나서는 체외진단 기업 유투바이오가 대표적이다.

국내 최대 EMR(전자의무기록시스템) 기업 유비케어의 설립자인 김진태 대표가 2009년 세운 유투바이오는 체외진단 기술을 기반으로 검체 검사 후 데이터 분석 결과를 EMR에 실시간 연동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 690억원, 영업이익 157억원을 기록하는 등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기업들과 닮은 안정적 실적을 달성 중이다. 특히 현재 300억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사장을 통해 조달되는 공모예정금액이 37억~44억원 수준으로 비교적 부담도 낮은 편이다.

오는 30일 청약에 나서는 큐로셀은 차세대 항암제로 꼽히는 CAR-T 치료제 개발사로의 경쟁력이 부각된다. 국내 최초로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CAR-T 치료제 '안반셀'을 대표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현재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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