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보다 더 고개 숙인 CEO…상생으로 끝난 부산지하철 임단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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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교섭에서 사장이 노조위원장보다 더 고개 숙여 인사한 것은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습니다."
부산지하철 노조가 예고한 파업 하루 전날인 지난 10일 오후 3시 부산 노포차량사업소 회의실에서 서영남 위원장 등 노조 관계자 7명과 이병진 부산교통공사 사장 등 경영진 8명이 마주 앉았다.
이 사장이 회의 시작 전 서 위원장과 악수하는 장면을 본 부산교통공사 한 직원의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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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최종교섭에서 사장이 노조위원장보다 더 고개 숙여 인사한 것은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습니다."
부산지하철 노조가 예고한 파업 하루 전날인 지난 10일 오후 3시 부산 노포차량사업소 회의실에서 서영남 위원장 등 노조 관계자 7명과 이병진 부산교통공사 사장 등 경영진 8명이 마주 앉았다.
이 사장이 회의 시작 전 서 위원장과 악수하는 장면을 본 부산교통공사 한 직원의 말이었다.
이 장면은 4년 만의 파업을 막은 회의 결과를 예고한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노사는 이날 6시간 넘는 회의 끝에 임금 인상, 직무성과급제, 경영효율화·인력 충원 등 쟁점에서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12일 부산교통공사 노사에 따르면 임금 단체협상 타결은 노사 모두에게 '상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합의로 부산지하철은 4년 연속 무분규 사업장이 됐고 노조 입장에서도 역대 임단협 사상 가장 큰 성과라는 말이 나왔다.
노조는 정부 시책인 직무성과급제를 노사 자율 합의로 추진하고 구조조정도 원점 재검토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특히 안전 인력 6명 증원 합의는 노선 추가 개통이나 업무 확대 없이 이뤄낸 성과로 임단협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 때문에 잠정 합의안 윤곽이 나온 뒤 노조 지도부는 만장일치로 파업을 철회할 수밖에 없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공공운수노조의 2차 공동파업, 11월 노조 지도부 선거를 앞두고 노조 일각에서는 강경한 움직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이 같은 교섭 결과에 힘을 쓰지 못했다.
사측 역시 실리와 명분을 모두 얻었다는 후문이다.
취임 일정까지 앞당기며 '소방수'로 투입된 이병진 신임 사장은 낮은 자세와 진심으로 자칫 파업에 이를 뻔한 큰 중대 현안을 잘 해결했다는 평가가 조직 내부에서 나왔다.
더불어 노조와 조직의 신임을 얻은 건 물론 리더십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이 사장은 공기업 경영진으로서 정부 시책인 직무성과급제를 노사 합의로 풀겠다는 결단을 내렸고 경영효율화 역시 전임 사장의 정책이라며 재검토하기로 했다.
취임 2주도 안 돼 아직 완전하게 조직 장악도 못한 신임 사장의 과감한 결단에 노조도 놀라는 분위기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노사 모두 임단협 타결에서 비롯된 훈풍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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