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 5년간 위생사고 128건…“단순 시정명령이 대다수”
과태료 부과는 10건만…“가중처벌 계획 수립해야”
연이은 산업재해로 논란을 빚은 SPC그룹 식품공장에서 5년간 무려 128건에 달하는 식품위생법 위반이 적발됐으나 제재 조치로 단순 시정명령이 116건을 차지하는 등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SPC그룹 식품공장에서 79건의 식품위생법 위반이 적발됐고, 같은 기간 소비자 등의 이물질 신고로 행정처분을 받은 경우도 49건으로 조사됐다.
식품공장에서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적발된 건수는 머리카락(체모)·비닐·플라스틱·실 등 이물질 혼입 관련(60건)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어서 △청결불량(7건) △HACCP 기준미달(6건) △표시의무 위반 관련(5건) △기타(1건) 순으로 적발됐다.
가장 많은 위반 건수를 차지한 곳은 SPC삼립 시흥공장으로, ‘삼립호빵’, ‘통밀식빵’등에서 이물이 여러 차례 발견되는 등 60건의 위반이 적발됐다.
또한, 2021년 ‘던킨도너츠 내부고발 영상’으로 전 국민에게 충격을 준 안양공장의 ‘기름때 오염 내부고발 사건’은 과태료 100만원 처분만이 부과됐고, 그나마도 과태료 자진 납부 감면제도를 통해 최종 80만원에 종결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공장은 내부고발 3년 전인 2018년에도 똑같은 청결 불량 사유로 과태료 42만원 처분을 받았다.
지난 8월 노동자 끼임 사망이 발생한 SPC 계열사 ‘샤니’에서도 7건의 식품위생법 위반이 적발됐다. 특히 노동자 사망 장소였던 성남공장이 71%(5건)를 차지했다.
지난해 10월 20대 노동자의 끼임 사망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던 ‘SPL’의 평택공장에서도 같은 해 ‘파리바게뜨 XO고로케’에 사용되는 빵 반죽에서 머리카락이 발견되는 등, 2020·2021·2022년 ‘3년 연속’으로 이물질 혼입이 적발됐다.
공장 적발사례 외에 소비자 신고로 제재된 사례들도 함께 드러났다. 2018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SPC 식품공장에서 생산된 343개의 식품에 이물질 발견 신고가 접수됐다. 식약처는 이 중 49개 식품에 SPC의 법령위반 사실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SPC그룹의 식품위생법 위반 128건에 대한 제재 조치로는 △단순 시정명령(116건)이 압도적이었고, △과태료 부과(10건, 총 638만원) △품목제조정지(2건) 순이었다. 아울러 지난달 파리가 들어간 파리바게뜨 빵(‘촉촉한 치즈케익’)을 제조한 SPC삼립 시흥공장에 대해서도 형사 처벌 없이 단순 시정명령 조치만 계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주 의원은 “기본적인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는 SPC그룹에서 산재 사고뿐 아니라 식품위생 사고까지 다수 발생했다”며 “노동자 안전과 식품소비자 안전 모두 무시하는 SPC그룹의 태도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반복적으로 법을 위반해도 오히려 솜방망이 처벌만 부과하니 개선이 없는 것”이라며, “오는 국정감사에서 식약처에 재발 방지를 위한 가중처벌 계획 수립을 요구하겠다”라고 했다.
김수정 기자 ks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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