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2023][단독]말로만 ‘탄소중립’···재생에너지·탄소중립 R&D 예산 대폭 삭감

김기범 기자 2023. 10. 1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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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비상행동·석탄을넘어서·탈핵시민행동 등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지난해 6월 21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위험하고 무책임한 에너지 정책 방향의 수정과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정비를 요청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정부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면서 재생에너지와 탄소중립 관련 핵심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은 대폭 삭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원전 관련 R&D 예산도 대폭 늘리면서 원전 안전 확보를 위한 예산은 크게 줄였다.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동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4년 에너지기술평가연구원 예산에서 재생에너지, 탄소중립 부문 핵심기술 R&D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기술평가연구원(이하 에기평)은 각 부처의 에너지기술 개발사업 R&D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2024년 에기평의 재생에너지 및 탄소중립 부문 R&D 예산은 올해 예산 대비 937억(13.47%) 줄어든 6024억5600만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원전 관련 R&D 예산은 올해 1255억7800만 원에서 23.11% 늘어난 1546억500만원이다.

삭감된 내역을 보면 ‘수소환원제철공정 기술개발’이 60%, ‘넷제로 수요관리 기술개발’ 35.3%,‘RE100 전주기 공정지원 기술개발 및 실증’ 연구사업이 16% 등이다. 태양광과 풍력 핵심개발 사업도 각각 29.8%와 16.1% 줄었다. 넷제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흡수량은 늘려 순 배출량을 0으로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 RE100은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쓰자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원전 관련 사업인 ‘혁신형소형모듈원자로 기술개발사업’은 759.9% 증액했고, 원전기업과 인력을 지원하기 위한 ‘원자력 생태계지원사업’ 예산도 26.1% 늘었다. 신규사업인 ‘현장수요대응 원전 첨단제조기술 및 부품·장비 개발’에는 60억원이 새로 편성됐다.

반면 안전분야의 R&D 예산은 대폭 줄었다. ‘원전안전부품 경쟁력강화 기술개발사업’의 예산은 94% 삭감됐고 ‘원전안전 기술개발’은 79.1%, ‘원자력환경 및 해체 기술개발’은 77.9% 줄었다. ‘원전고장 및 사고 최소화를 위한 혁신 예측기술’은 32.9%,‘ 원전 사고확대 예방혁신 안전기술’은 36.6%, ‘원전 사고완화 및 피해 최소화 대응기술’도 36.0% 삭감됐다.

이 의원은 “탄소중립과 4차산업혁명을 선도할 재생에너지와 탄소중립 R&D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것은 미래성장동력과 기후변화대응 능력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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