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 전면에 내세운 서울보증보험 “50% 넘는 배당성향 유지할 것”
희망 공모가 3만9500원~5만1800원
유광열 대표 “독점 지위 변화 없다”
올 들어 세 번째 유가증권시장 상장 주자로 나선 서울보증보험이 높은 배당 성향을 거듭 강조했다. 기관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하려는 듯, 50% 이상 배당 성향을 앞으로도 유지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서울보증보험은 1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주환원정책을 포함한 향후 경영 전략과 비전을 발표했다.
유광열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배당가능이익 실현 이후 12년 연속 배당을 지급하는 등 장기간에 걸쳐 주주환원정책을 펼쳐왔다”며 “자본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주환원정책을 확대해 국민 배당주가 되겠다”고 말했다.
서울보증보험은 국내 IPO 시장에서 보기 드문 고배당 기업이다. 신주 모집 없이 전액 구주매출로 IPO를 한다.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는 3만9500~5만1800원으로, 공모 후 시가총액은 2조7579억~3조6167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올해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유 대표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최근 10년간 평균 주주환원율 54.2%를 기록, 국내 상장된 손해보험사 평균 대비 두배 이상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그러면서 “상장 이후에도 지급여력비율 등을 고려해 현 배당성향을 유지하거나 상향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이날 비상위험준비금 등 적립금을 활용, 배당재원 자체를 늘리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비상위험준비금은 보험사가 책임준비금에 더해 쌓아둔 임의적립금으로, 주주총회의 결의 시 다른 목적을 위해 쓸 수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약 5500억원 임의적립금을 갖췄다.
아울러 유 대표는 “정기총회 주주확정 기준일과 배당기준일을 분리해 배당금 결정 이후에도 주주들이 서울보증보험 주식을 매수, 배당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정관 변경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보증보험이 고배당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기관 수요예측 등 본격적인 상장 절차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오기 위해서다. 이번 상장 자체가 예금보험공사의 공적자금 회수에 목적을 둔 것인 만큼, 시장에서는 꾸준히 공모 흥행 부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증시 상황도 녹록지 않다.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달(10월 4~11일·5거래일) 들어서만 코스피지수는 약 1% 가량 떨어졌다. 특히 지난 5일 먼저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두산로보틱스는 하반기 IPO 시장 최대어로 불렸지만, 상장 첫날 ‘따블(공모가 2배)’에도 못 미친 채 아쉬운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더군다나 서울보증보험의 공모주는 전량이 예보의 보유 주식(주식 수 6552만8906주·지분율 93.58%)으로 이뤄져있다. 공모자금 전액이 예보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자금이 되는 셈이다.
예보는 상장 후 2~3년간 총 33.85%의 지분을 여러 차례 나눠 매각한 다음 중장기적으로 경영권도 매각해 완전히 민영화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시장에선 이 경우 금융당국 인가규제로 갖춘 ‘국내 유일의 전업 종합보증기관’이라는 독점 지위도 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당장의 독점 지위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예보의 이번 서울보증보험 상장 추진이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절차인 만큼, 블록딜 등의 방식으로 남은 지분을 비싼 값에 매각하기 위해서라도 정책적으로 현 독점 체제를 몇년은 더 지원할 가능성이 커서다.
유광열 대표는 “예보가 장기적으로 50%+1주의 지분까지도 매각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은 맞지만, 대주주인 예보도 사실은 일반 투자자와 같이 주가가 오르길 원하는 입장”이라면서 “상장 후 주주가치를 향상하기 위한 다양한 성장 전략들을 세워둔 상태”라고 강조했다.
서울보증보험은 글로벌 진출을 강화하고 대체투자 등을 늘려 자산운용 수익에 기여하는 비중을 현행 10% 수준에서 35%까지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올해 몽골로 한국형 보증보험 제도를 수출한 데 이어 베트남 하노이 지점을 해외 상품 판매 강화를 위한 법인으로 전환·확대한다.
유 대표는 “서울보증보험은 개인과 기업의 신용을 평가하는 전업 종합보증기관으로서 통신단말기 할부 보증과 중소기업 보증 등에서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면서 “사업 경쟁력에서의 초격차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보증보험은 오는 13일부터 19일까지 5거래일 동안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25~26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상장 예정일은 내달 3일로 잡았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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