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혹은 술토크···유튜브로 간 연예인의 전략
유재석, 신동엽, 이경규 등 인기 연예인들의 유튜브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높은 화제성으로 며칠 만에 수십만 구독자를 모은다. 주된 내용은 ‘토크’ 혹은 ‘술을 곁들인 토크’다. 전문 방송인들이 유튜브 진출 초기 여러 가지 일자리를 경험하거나(장성규의 ‘워크맨’), 공부 배우기 콘텐츠(홍진경의 ‘공부왕찐천재 홍진경’)를 내놓은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유재석·이경규의 유튜브 토크쇼
‘국민 MC’ 유재석의 유튜브 진출작 ‘핑계고’는 가벼운 토크 프로그램이다. 초반에는 지석진, 조세호 등 유재석의 지인이 주로 출연했다. 유재석의 화제성에 힘입어 이 프로그램이 속한 채널 ‘뜬뜬’은 지난해 11월 채널 개설 이후 반년이 조금 넘은 올해 6월 구독자 100만명을 넘겼다. 12일 기준 구독자는 137만명이다.
높은 화제성과 유재석이라는 안정적인 진행자 덕분에 최근엔 작품을 홍보하려는 배우들의 출연도 이어진다. 디즈니플러스 <무빙>의 차태현·한효주·조인성, 영화 <1947 보스톤> 임시완, <천박사 퇴마 연구소> 이동휘, <30일> 강하늘이 출연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외에 대중에게 각인된 TV 토크쇼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배우들이 홍보를 위해 유튜브를 선택하는 것이다. 같은 홍보성 출연이라도 심의나 제재가 없는 유튜브가 방송보다 격의 없이 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난 4월 시작한 이경규의 ‘르크크 이경규’도 개그맨 이윤석 등과 함께 한혜진, 박명수, 홍진경 등을 게스트로 불러 이야기하는 형식이다. 구독자는 12만명 정도다. 채널 ‘TEO 테오’에서 장도연이 진행하는 ‘살롱드립’도 토크 프로그램이다. 정재형, 박미선, 성시경 등도 자신의 채널에서 먹방, 여행, 일상 콘텐츠와 함께 연예인들을 초대해 이야기하는 코너를 주요 아이템으로 이용하고 있다. 공부 채널로 출발했던 ‘공부왕찐천재 홍진경’도 ‘사람공부’라는 코너를 만들어 박휘순, 기안84 등을 만나 얘기하는 방송을 꾸몄다.
술 먹는 토크쇼, 괜찮을까
평소 술과 가까운 이미지였던 스타들은 토크에 술을 곁들인다. tvN <인생술집>을 진행했던 신동엽은 최근 ‘짠한형 신동엽’ 채널을 개설했다. 구독자는 약 62만명이다. 이효리, 화사, 이경영 등이 출연했다. 신동엽과 사적 친분이 있는 게스트들이 기존 방송에서 얘기하지 않는 에피소드들을 털어놓는다는 것도 해당 유튜브가 인기 있는 이유다.
어반자카파 멤버인 가수 조현아의 ‘조현아의 목요일 밤’, Mnet의 댄스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기를 모았던 가비의 ‘가비걸’, ‘대세갑이주’ 역시 술을 곁들인다. 방송인 기안84의 ‘인생84’ 채널도 ‘술터뷰’라는 코너에서 유명인들을 초대해 술을 마시며 이야기한다. 채널 ‘좋댓구요 스튜디오’에서 운영하는, 유튜버이자 방송인 풍자의 ‘풍자愛술’도 비슷한 형식이다.
술과 함께하는 유튜브 토크쇼 중 가장 화제가 되는 채널은 래퍼 이영지가 운영하는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으로 보인다. Mnet <쇼미더머니 11> 우승자이자 tvN <뿅뿅 지구오락실>로 큰 인기를 얻은 이영지가 진행하고 게스트로 블랙핑크 지수, 에스파 카리나, 현아, 선미 등 아이돌이 주로 출연한다. 구독자는 334만명이다. 어린이·청소년들에게도 인기 있는 채널인 만큼 학부모들 사이에선 영상 속 ‘술방’이 자녀들에게 영향을 줄까봐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 방송인들이 유튜브에 진입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낼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최근 양상은 지상파 방송의 토크쇼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지상파 방송에선 금기였던 ‘술’이 더해진 것이 차별 요소일 수는 있으나 음주 방송은 조심하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지상렬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 ‘술먹지상렬’에서 게스트로 출연했던 래퍼 스윙스에게 만취해 무례한 태도를 보인 것이 논란이 돼 해당 영상이 비공개 처리된 사례도 있었다.
과도한 광고나 겹치기 출연으로 인한 비슷한 이야기 등은 난립하는 연예인 유튜브 프로그램의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몇몇 프로그램은 술이 주요 소품이다 보니 다양한 주류가 간접광고(PPL)로 등장하기도 한다. 토크를 하다 갑자기 술의 장점을 설명하는 식인데, 의외의 재미가 되기도 하지만 맥을 끊는 느낌도 준다. 방송인 홍진경은 ‘핑계고’ ‘르크크 이경규’ ‘짠한형 신동엽’에 출연했고 ‘술터뷰’에도 출연할 예정이라고 했다. 샤이니 키도 ‘핑계고’와 ‘짠한형 신동엽’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에 출연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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