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 vs 이재웅 ‘동상이몽’…쏘카 경영권 분쟁 터지나
롯데렌탈, SK㈜ 보유지분 매입해 단일 최대주주 오를 예정
쏘카 시총 버금가는 자금 투입하고도 지분 32.9%만 쥐어
경영권 프리미엄 놓고 이 전 대표 측과 눈높이 다른 롯데렌탈
장내매수 또는 IMM 지분 인수하면서 분쟁 가시화될 가능성
쏘카 경영권을 두고 창업주인 이재웅 전 쏘카 대표와 롯데렌탈 사이에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처음 지분을 투자할 때부터 경영권 확보를 염두에 둔 롯데렌탈이 공격적으로 지분을 늘려가고 있어서다. 최대주주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이 전 대표 측과 롯데렌탈 사이에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분 격차 바짝 좁힌 롯데렌탈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SK㈜로부터 쏘카 지분 17.9%(587만2450주)를 추가로 인수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롯데렌탈은 지분 17.9%를 절반씩 두 차례에 걸쳐 내년 9월까지 매입할 계획이다. 지분 취득이 마무리되면 롯데렌탈은 지분 32.9%를 보유한 쏘카 2대 주주가 된다.
쏘카의 최대주주는 이 전 대표가 지분 83.3%를 갖고 있는 에스오큐알아이다. 에스오큐알아이와 특수관계인이 가지고 있는 쏘카 지분은 34.9%다. 이 전 대표 측 지분이 내년 9월까지 변화가 없다면 2대 주주인 롯데렌탈과 최대주주 측의 지분 격차는 2%포인트로 좁혀진다. 단일 주주 기준으로는 롯데렌탈이 쏘카 최대주주가 된다. 롯데렌탈과 이 전 대표 측 사이에 이상 기류가 흐르기 시작한 배경이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3월 쏘카 지분 11.8%를 처음으로 취득할 때부터 경영권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당시 롯데렌탈은 이 전 대표 측이 지분을 매각할 경우 이를 사들일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받기 위해 이 전 대표 측에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주는 이례적인 계약을 맺기도 했다. 그만큼 경영권 확보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는 의미다.
이 전 대표 등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 상장 이후 1년간 걸려있던 보호예수가 풀리면서 롯데렌탈이 이 전 대표 측의 지분을 사들여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는 길도 열린 상황이다. 그러나 롯데렌탈이 원하는 인수 가격과 이 전 대표 측이 원하는 매각 가격 사이에 눈높이 차이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쏘카 주가가 1만원대 초반으로 떨어진 만큼 롯데렌탈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더라도 2~3만원대에 지분 인수를 원하는 반면 최대주주 측은 이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MM, 캐스팅보트 쥘까
롯데렌탈은 쏘카 지분을 확보하는 데 이미 상당한 현금을 지출한 상황이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3월 쏘카 지분 11.8%(386만6075주)를 인수하는 데 1746억원을 썼다. 두달 전 쏘카 대주주 측이 풋옵션을 행사해 105만2000주를 떠안을 때도 475억원을 들였다. 주당 인수 가격은 작년과 올해 모두 주당 4만5172원로 같았다.
지난 8월 말 SK㈜로부터 지분을 매입하기로 했을 때 1차 매입 가격은 2만2500원이다. 2차 매입 땐 2만2500원 이상을 보장해주고, 주가가 오르면 인수 가격을 2만7300원으로 올려주기로 했다. 587만2450주를 인수하는 데 들어가는 자금은 최대 1462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롯데렌탈이 초기 투자, 풋옵션 물량 인수, SK지분 매입 등을 통해 지분 32.9%를 확보하는 데 들어가는 자금은 368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이날 쏘카의 시가총액은 3744억원이다. 롯데렌탈은 쏘카 시총에 버금가는 자금을 쓰고도 전체 지분의 32.9% 밖에 취득하지 못한 셈이다. 롯데렌탈이 경영권 확보를 위해 이 전 대표 측의 지분을 막대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사들이는 데 부담을 느끼는 이유다.
업계에선 최대주주와 지분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롯데렌탈이 이 전 대표 측 지분 인수를 고집하지 않고도 장내매수 등을 통해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IMM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2018년 쏘카에 600억원을 투자해 지분 7.39%를 확보한 IMM은 지난 8월 풋옵션을 행사해 지분 일부를 매각하고 현재 지분 4.18%(137만1796주)를 가지고 있다. 이를 롯데렌탈에 넘기면 롯데렌탈은 이 전 대표 등을 제치고 최대주주 자리에 오를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양측의 분쟁이 수면 위로 올라오진 않았지만 이 전 대표 측과 롯데렌탈은 물밑에서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연말을 앞두고 조심스럽게 우호지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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