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종이 BYE"…제지업계에 미칠 파장은

노희준 2023. 10. 1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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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관련 법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제지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실손보험은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릴 정도라 연간 보험금 청구가 1억건이 이뤄진다.

따라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로 감소되는 연간 4억장의 종이 가운데 한국제지 몫을 시장 점유율 35%에 따라 1억4000만장으로 추산한다면, 한국제지 판매량의 0.7%(1억4000만장/210억장)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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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1억건 실손 청구, 4장 소요시 4억장 사라져
복사지 주력 한국제지 판매량 1%↓
무림, 한솔제지 복사지 주력 아냐...영향 더 적어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관련 법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제지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실손보험은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릴 정도라 연간 보험금 청구가 1억건이 이뤄진다.

(사진=연합뉴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실손보험 청구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1년 뒤에는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보험금을 타기 위해 진료 영수증이나 세부내역서, 진단서를 일일이 떼서 팩스나 온라인으로 보험사에 전송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진다. 병원에 요청만 하면 필요 서류가 전자 방식으로 전송돼 보험금 청구가 자동으로 되기 때문이다.

실손보험 가입자에게는 반가운 일이지만 제지업계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실손보험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4000만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릴 정도다. 실제 연간 1억건 이상의 실손보험금 청구가 이뤄진다. 이때 통상 한 건당 4장의 종이서류가 소요된다. 연간 4억장 이상의 종이가 실손보험 청구에 사용되는 셈이다.

실손보험에 쓰는 종이는 ‘복사지’(카피지)다. 종이 제품은 크게 종이류(문화용지)와 판지류(산업용지)로 나누는데, 종이류의 주된 하위 항목 중 하나인 인쇄용지에 해당한다. 국내에서는 한국제지만 유일하게 생산하며 제지업계 양대회사인 무림과 한솔제지는 소량만 수입·판매한다. 한국제지의 시장 점유율은 35~38%수준이다.

한국제지는 월 3만5000t(연 42만t)의 종이 제품을 생산한다. A4용지 기준으로 2500장이 들어가는 박스 기준으로 3360만박스 분량이다. 80박스가 1t 정도를 차지한다. 장으로 환산하면 840억장(=3만5000*12*80*2500)이다. 이 중 복사지 부분은 25%로 210억장이다. 따라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로 감소되는 연간 4억장의 종이 가운데 한국제지 몫을 시장 점유율 35%에 따라 1억4000만장으로 추산한다면, 한국제지 판매량의 0.7%(1억4000만장/210억장)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한국제지 관계자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로) 감소하는 종이 양은 적은 양은 아니다”면서 “그외 경기침체와 디지털화,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전반적으로 종이 수요가 감소되고 있어 종합적인 측면에서 판매 확대 방안과 생존 전략 등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무림과 한솔제지에 미치는 영향은 한국제지보다 적을 전망이다. 복사지를 직접 생산하지 않는 데다 수입 물량도 미미하기 때문이다. 무림 관계자는 “복사지는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02%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무림의 주된 종이 제품은 책과 교과서 등 서적용 인쇄용지가 60%이며 의약품, 화장품 등의 케이스로 쓰는 특수지가 30% 정도를 차지한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수입 복사지의 매출 비중은 1%도 채 안되는 수준이라 비율을 산출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솔제지 주력 제품은 매출기준 인쇄용지가 65%, 백판지 등 산업용지가 28% 수준이다.

노희준 (gurazi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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