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에도 바짝 엎드린 野…“승자의 저주 없도록 조심해야”

서동철 기자(sdchaos@mk.co.kr), 전경운 기자(jeon@mk.co.kr) 2023. 10. 1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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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이재명 “민주당의 승리 아니다”
홍익표 “정치 바로세우는 계기로”
윤건영 “尹정부 싫어서 던진 경고”
‘정권심판론’ 내세우며 총선 준비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0.12 [김호영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17.15%포인트 격차로 낙승한 직후인 12일 ‘자성론’을 꺼내들며 한층 몸을 낮추는 모습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민주당에 대한 신뢰라기보다 좀 제대로 하라는 기회를 주신 것”이라며 “실종된 정치를 바로세우는 혁신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기 지난 11일 진교훈 후보의 사실상 승리가 확정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민주당의 승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때 집권당이던 저희 민주당의 안일했음과 더 치열하지 못했음과 여전히 부족함을 다시 한 번 성찰하며, 국민의 공복으로서 민생, 경제, 안전, 평화, 민주주의 회복에 사력을 다하겠다고 재삼 다짐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이어 이번 보궐선거까지 승리하면서 민주당은 ‘이재명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발판을 마련했지만 일단은 이 대표까지 나서 한 껏 몸음 낮준 모습이다.

내년 총선이 6개월 남은 상황에서 승패를 가를 수도권에서 일단 민주당이 기선 제압을 했지만, 앞으로의 전개될 상황에 따라 판도가 어떻게 변화될 지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윤건영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국민이 민주당이 예뻐서라기보다는 윤석열 정부가 싫어서 이런 경고를 던진 거지 않나”라며 “검찰의 무리한 체포영장이 기각이 되고 걱정했던 보궐선거가 승리를 했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걸림돌은 없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윤 의원은 “승리했을 때 오히려 더 잘해야 된다”면서 “‘승자의 저주’라는 게 있지 않나. 그런 부분들이 닥치지 않도록 잘 살펴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총선을 앞두고 있어던 보궐 선거 승리가 독이 됐던 경험도 있다.

지난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가 나경원 후보를 7%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승리를 거둔후 이듬해 4월 치러진 총선에서 패배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 임기 마지막해여서 민주당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도였음에도 당시 새누리당이 152석으로 과반을 얻고 민주통합당은 127석에 그쳤다.

민주당은 앞으로 수도권 민심 사수를 위해 정권심판론을 더욱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부에서는 이 대표 체제의 총선이 여전히 위험 요소란 목소리도 나온다. 구속영장은 기각됐지만 총선까지 사법리스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친명(이재명)-비명계’ 간 분열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체포동의안 가결파로 알려진 ‘비명계’ 조응천 의원은 정청래 최고위원이 가결파를 상대로 언급한 ‘외상값’을 거론하며 공천 과정을 통해 외상값 정리를 시도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공천과정에 파열음이 커질 수 있음을 암시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당장은 (외상값을 받지) 않을 것 같은데 그렇다고 지우지도 않을 것”이라며 “(외상 장부를) 지우지 않고 있다가 언젠가 까든가, 아니면 뭘 압류해 가든가 그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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