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 ETF에 물린 개미들, 한숨 돌릴 수 있으려나

김인오 기자(mery@mk.co.kr) 2023. 10. 1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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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간 12일 밤 CPI 발표
전문가들 상승세 둔화 기대
월간 0.3%, 연간 3.6% 예상
‘매파’ 월러 등 연준 인사들
줄줄이 금리 인상 자제 발언
지난 달 12일 이후 한 달 간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순매수 5위는 디렉시온 데일리 20+미국 국채 강세 3X 상장지수펀드(티커 TMF)다. TMF 는 최근 한달 18.95% 급락했으나 지난 6일 이후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12일(이하 현지시간) 나올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글로벌 증시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연달아 금리 인상 자제 발언을 내 시장 눈길을 끌고 있다.

다만 뉴욕증시를 흔든 미국 국채 가격 폭락(수익률 급등) 사태가 빠르게 안정될 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지난 달 물가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노동조합 파업 장기화와 이스라엘판 9·11 사태 이후 에너지 수급 불안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앞서 1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더불어 원유 공급 감축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언급을 하면서 사우디가 내년 공급을 늘릴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사라졌다.

사우디는 미국과 방위협정 논의를 하면서 내년부터는 원유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이달 초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 주말 이스라엘 사태를 계기로 논의에 이상 기류가 감지된 바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사진=연준
이런 가운데 이번 주 들어 연준 다수 인사들은 여러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시중 장기 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동향을 살피면서 금리 인상을 자제하겠다는 식의 완화적 발언을 내고 있다.

11일에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유타주에서 열린 미국 공화당 행사에서 “금융 시장이 긴축되고 있는 바 이런 추세가 연준의 결정에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해 관심을 받았다.

월러 이사는 연준 FOMC 회의 고정 투표권을 가지고 있으며 위원들 중 매파로 통하는 인물인데 다소 완화적인 언급을 했기 때문이다.

같은 날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내년 FOMC 투표권)는 같은 날 메트로 애틀랜트 챔버 연설에서 “인플레가 지속적으로 둔화되는 한 우리가 금리와 관련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완화적 발언을 내놓았다.

지난 10일에는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내년 FOMC 투표권)가 시카고 국제문제 협의회 행사에 참석해 “ 채권 수익률 상승이 금리 인상을 대체할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같은 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올해 FOMC 투표권)도 마노이놋 주립대 연설에서 “연준이 물가 안정을 위한 싸움에서 승리 선언을 하기는 이르지만 채권 수익률이 높다고 판단된다는 것은 연준이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완화적 발언을 했다.

앞서 지난 9일에는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올해 FOMC 투표권)가 “나는 연방기금 금리(미국판 기준금리)보다 금융 조건이 제한적인 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언급해왔다는 점을 기억하길 바란다”면서 “장기물 국채 수익률이 계속 뛴다면 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FOMC 고정 투표권) 역시 “FOMC 위원들이 필요한 추가 긴축 정책 범위를 주의 깊게 평가하는 상황”이라면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국채 수익률 상승이 경제를 얼마나 제약할 지 염두에 둘 것”이라며 비슷한 취지의 완화적 언급을 내놓았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 예상 /출처=CME
미국판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의 전문 투자자들은 11일 집계 기준으로 연준이 올해 12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72.1% 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5.25~5.50% 다.

연준 인사들의 금리 인상 자제 발언이 연일 나오면서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수요가 몰리며 장기물 국채 가격이 급등(금리 하락)했다.

‘콜럼버스 데이’ 휴장(10월 9일) 이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과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거래일 간 각각 18bp(=0.18%p), 22bp 급락했다.

UBS글로벌 자산운용의 솔리타 마르첼리 아메리카 최고투자책임자(CIO) 는 “현재 미국 국채 수익률이 장기 균형 수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되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2.75%, 성장세가 긍정적이면 4% 정도일 것이며 기본적으로는 앞으로 12개월 안에 3.5% 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가 침체되면 연준이 금리 인상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국채 가격을 들썩일 만한 단기 변수는 크게 세 가지다.

11일 오전(한국시간 12일 저녁 9시30분)에 나오는 CPI다. 다우존스 집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9월 CPI가 월간 0.3%, 연간 3.6%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달인 8월 기록(월간 0.6%, 연간 3.7%)에 비해 물가 상승세가 더 둔화될 것이라는 기대다. 이밖에 전문가들은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는 9월에 월간 0.6%, 연간 3.7% 올랐을 것으로 예상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8월(0.3%)보다 높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8월(4.3%)보다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11일 노동부가 발표한 ‘소비자물가 선행지표’ 격인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올해 9월 들어 월간 0.5% 연간 2.2% 상승률을 기록해 전문가 기대치(월간 0.3%, 연간 1.6%)를 웃돌았다.

PPI 연간 상승률은 지난 4월 이후 다시 최고치에 달했으며, 물가 흐름이 여전히 안정적으로 둔화되고 있다고 판단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수치다.

미국 국채 수요 측면과 관련해 연준은 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양적긴축(QT)은 더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11일 연준이 공개한 9월 FOMC 회의록을 보면 위원들은 금리 목표 범위를 줄이더라도 양적 긴축은 한동안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연준은 지난 해부터 만기가 돌아온 국채나 주택저당증권(MBS)에 재투자하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시장 유동성을 거둬들여왔다.

한편 미국 국채 공급 측면에서는 재무부가 앞서 7월 말 재정 지출을 위해 2~30년 만기 국채 입찰 규모를 늘림으로써 총 1조달러를 조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입찰 확대는 2년 만 반에 처음이다.

이달 12일 한국예탁결제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 달 12일 이후 한 달 간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순매수 5위는 디렉시온 데일리 20+미국 국채 강세 3X 상장지수펀드(ETF)다.

티커가 TMF 인 해당 종목은 만기가 20년 이상인 미국 국채에 3배 레버리지로 베팅하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다. 해당 기간 한국 투자자들은 TMF 를 7453만1742달러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해당 종목은 18.95% 급락했으나 지난 6일 이후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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