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스의 '은밀한 카페' 운영 딱 걸렸다…직원이 쓴 댓글을 일반 수험생 글처럼 속여

해커스어학원 등 3개사의 부당한 표시·광고 7억8000만원 과징금

자료=해커스·공정위 제공

해커스어학원이 오랜기간 카페를 운영하면서 상업적인 광고에 해당하는 직원의 게시글이나 댓글들을 일반 수험생의 글인 것처럼 게시해 소비자를 속여온 행위가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해커스어학원, 챔프스터디, 교암 등 3개사의 기만적 광고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7억8000만원을 잠정부과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해커스어학원은 어학 오프라인 강의 부문, 챔프스터디는 어학 인터넷 강의부문을, 교암은 학점은행제 운영 및 편입학 교육상품 등을 담당한다.

해커스는 토익캠프 등 16개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며 카페 메인화면·작성자 닉네임·게시글 등에 해커스와의 관련성을 누락한 채 자신의 강의·교재 등을 추천·홍보하는 채널로 적극 활용했다.

해커스가 카페 메인화면, 작성자 닉네임, 게시글 등에 해커스 관련성을 기재하지 않음에 따라 카페 가입자인 일반 수험생들은 해당 카페의 해커스 추천 게시글과 댓글들이 직원이 작성한 글이 아닌 일반 수험생이 작성한 것으로 인식했다.

실제 적발된 사례를 보면 직원들이 관리자 아이디와 개인 아이디를 활용해 마치 일반 수험생인 것처럼 해커스 강의·강사·교재 등에 대한 홍보 게시글 및 추천 댓글, 수강 후기, 해커스 이벤트 게시글 등을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해커스는 수험 수기 등의 게시글에 브랜드에 대한 홍보와 강사의 장점을 자연스럽게 녹여 작성하도록 교육하는 등 직원들이 작성한 게시글이 상업적 광고가 아닌 일반 수험생들의 해커스에 대한 평판 혹은 추천인 것처럼 보이도록 관리했다.

또 해커스는 해당 카페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하면서 해커스 강의가 1위에 선정될 수 있도록 진행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대응했다.

1위로 선정된 설문조사 결과는 일반 수험생의 질문 글에 대한 답변으로 활용하거나 카페 메인화면에 배너로 삽입해 해커스 홍보에 이용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카페에 게시된 경쟁사 관련 추천 게시글은 삭제하고 작성자의 활동을 정지시켜 경쟁사의 홍보는 차단했다.

해커스는 카페를 통한 홍보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해당 카페가 포털 검색 시 상위 노출될 수 있도록 관리자 외에 직원의 가족, 지인 명의 등 복수의 아이디를 만들어 정보성·홍보성 게시글과 일반 수험생 글에 댓글을 작성하기도 했다. 이른바 일일 카페 의무접속 횟수 지침 등을 시행한 셈이다.

이 같은 광고행위는 기만적 광고행위에 해당된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해커스의 해당 카페 게시글들이 일반 수험생의 개인적 경험으로 작성된 것으로 오인하거나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고, 강의·교재 등과 관련된 소비자들의 합리적 의사결정을 방해한다고 본 것이다.

이번 조치는 오랫동안 카페를 운영하면서 상업적인 광고에 해당하는 직원의 게시글·댓글들을 일반 수험생의 글인 것처럼 게시해 소비자들을 기만한 광고행위에 제재를 부과한 최초의 사례다.

공정위는 "주요 온라인교육업체가 기만광고를 통해 소비자를 속여온 행위를 적발해 제재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온라인 광고시장의 부당한 광고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위법 사항 적발 시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