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스, 유명 온라인 카페 운영하면서 수험생인 척 ‘셀프 추천’
독취사(독하게 취업하는 사람들)나 토익캠프처럼 회원 수가 수십만~수백만 명에 달하는 네이버의 유명 취업 카페 16곳을 사교육 업체 해커스(해커스어학원·챔프스터디·교암)가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해커스 직원들은 수험생이나 취업 준비생인 것처럼 카페에서 활동하면서 조직적으로 자사 학원 강의나 강사, 교재 등을 추천해왔다.
1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학원과 연관성을 드러내지 않고 네이버 카페를 만든 다음, 수험생인 척 직원을 동원해 은밀하게 소비자를 기만하는 광고(표시광고법 위반)를 한 해커스에 과징금 7억80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해커스 관련성을 은폐하거나 빠뜨린 기만성이 있고, 소비자를 오인하게 해 합리적 구매 선택을 저해한 사례”라고 했다. 공정위는 이와 유사한 행위를 다시 하지 않도록 금지명령도 내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해커스는 2012년 2월부터 2019년 1월까지 해커스와의 관련성을 전혀 알리지 않은 채 독공사(독하게 공무원 준비하는 사람들)·경수모(대한민국 경찰공무원 수험생 모임) 등 16개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면서 해커스 강의·강사·교재를 추천했다. 독취사는 회원 수가 300만명을 넘고, 토익캠프·독공사 등도 80만~90만명 회원을 갖고 있다. 공정위가 2021년 기준으로 추산한 이들 16개 카페 회원 수만 800만명을 넘는다. 다만 해커스는 2019년 1월부터 카페 첫 화면에 ‘with hackers’라는 문구를 넣고, 사업자 정보를 기재했다.
해커스 직원들은 일반 수험생인 것처럼 가장해 홍보 글을 올리고, 해커스 수강생 합격 수기를 올리거나 해커스를 추천하는 댓글 등을 올렸다. 예컨대 “어디 인강이 제일 가성비 좋을까요, 초시생 추천 좀 부탁드립니다”라는 게시글에는 “가성비는 해커스 아닌가요?ㅋㅋㅋ 월 1만원대…1년 19만원에 무제한 수강이 가능한데요?!ㅎㅎ” 같은 식으로 자연스럽게 추천을 가장한 홍보를 해왔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이 같은 행위는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교육기획팀장이 지시를 내리면 직원들이 게시물이나 댓글을 달고 보고하는 식이었다. 직원뿐 아니라 직원의 가족, 지인 명의 등 복수의 아이디를 활용해 홍보성 게시글을 올리고 카페를 키우기도 했다. 매일 카페 의무 접속 횟수 등 지침도 내려졌다. 또 카페에서 설문조사를 하면 해커스 상품이 1위로 선정되도록 관리한 다음 이를 카페 첫 화면에 띄워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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