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남들은 당국 눈치보는데'…CFD 도전 나선 하이투자증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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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1일 국정감사 증인으로 대표가 출석한 증권사죠.
하이투자증권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았던 하이투자증권이 최근 차액결재거래(CFD) 사업을 시작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다른 증권사들은 눈치를 보고 있었는데, 하이투자증권이 돌연 뛰어들었기 때문인데요.
금융2부 김동필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하이투자증권이 CFD 사업을 새로 시작한 걸 두고 증권가에서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지난 4월 주가조작 사태 배경으로 지목된 이후 CFD를 중단했던 다른 증권사들 중엔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면서 아직 재개하지 않은 곳도 많은데요.
심지어 SK증권은 실익이 없다는 판단으로 철수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 하이투자증권은 지난달 18일 국내 CFD 사업을 새로 시작했습니다.
1년 7개월 만에 등장한 신규진입 사업자를 놓고 놀랍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CFD는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도 최대 2.5배의 레버리지를 끌어 끌 수 있는 상품인데요.
금융당국은 지난 9월부터 새로운 규제를 도입했고, 잔고도 줄었습니다.
잔고 금액은 지난 6일 기준 1조 2000억 원으로, 지난 3월과 비교할 때 절반 넘게 줄었습니다.
높아진 장벽과 '계륵'이란 인식 때문인지 서비스 재개에도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도입 배경이 궁금해지는데, 왜 도입한 건가요?
[기자]
회사 측은 다소 원론적인 대답을 내놨는데요.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시스템이나 인허가 등을 준비해 왔는데, CFD 중단으로 시작 못 하다가 보완 끝에 도입했다"라면서 "다양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배경을 추정해 볼 수 있는데요.
먼저 CFD 장점부터 살펴보면, 일반 주식 매매 대비 높은 중개 수수료와 고액 자산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하이투자증권과 같은 중소형 증권사에는 중개 수수료가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아울러 비용 측면에서도 이미 준비해 왔던 만큼 일종의 '매몰 비용'으로 판단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하이투자증권은 그간 부동산PF 영업이 주요 수익원이었잖아요?
치중된 수익원을 좀 개선시키려 한다, 이런 관점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말씀 주신 것처럼 지난해까지 하이투자증권은 기업금융(IB)·부동산PF 사업에서 수익 대부분을 벌어들였는데요.
부동산 호황기에 PF 금융 주선 등에 치중하면서 이 부문 수익 비중은 지난해 86.3%까지 치솟았습니다.
2018년 40%, 재작년까지 50%대였던 점과 비교되는데요.
이제 부동산 경기 하락이 현실화되면서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몰린 겁니다.
특히 최근 신용평가사에선 하이투자증권을 콕 찝어서 부실채권 비중이 높아져 위험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부실채권, 고정 이하 자산 비율이 7.13%로 가장 높았다는 겁니다.
사측은 충당금 등을 쌓으면서 관리 중이란 입장입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 : 작년부터 계속 부동산TF관련 우려들이 있어서 작년에 한참 어려웠잖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좀 대응하기 위해서 충당금을 적극적으로 쌓고 있는 상황이고요. 실제로 문제가 발생해서 확정적인 손실을 준 사업장은 없어요.]
하이투자증권은 작년 1120억 원, 올해 상반기 430억 원 등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PF 채무 개선 중입니다.
2020년 말 자기자본 대비 137% 수준이었던 PF 우발 채무는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의 93%로 줄었고,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론 82%까지 낮아졌습니다.
[앵커]
이번 국감에서도 부동산 PF 관련으로 대표가 소환됐잖아요?
[기자]
네, 홍원식 대표가 부동산PF '꺾기' 관행 관련해 국감장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꺾기란 대출을 조건으로 다른 상품에 대한 가입을 강요하는 행위를 일컫는 말입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하이투자증권이 부실채권을 매수하는 조건으로 PF 대출 약정을 강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강력하게 부인했는데요.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 : 꺾기의 사례가 많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기준으로도 꺾기의 사례는 없다고 확실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다시 CFD 얘기로 돌아오면, 대표까지 소환되면서 부동산 PF가 시끄럽다 보니 체질 개선 일환으로 CFD로 활로를 찾겠다.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기자]
네, 실제로 리테일 쪽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홍 대표도 신년사에서 "최우선 과제를 각 사업 부문의 균형화 된 이익구조 정착"으로 꼽은 만큼 사력을 다하는 모습입니다.
CFD도 그 일환으로 도입한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실적은 썩 좋지 않습니다.
당장 상반기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은 352억 원으로 1년 전보다 62%나 감소했습니다.
계획대로 주력 사입인 PF 부문 비중을 40%로 줄이고, 상품운용 부문을 56%까지 늘렸는데 실적이 바닥을 친 겁니다.
새 먹거리로 택한 CFD에 대한 인식도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 일각에선 '배짱'이 아닌 '무리수'란 부정적 평가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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