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9곳 연간 수수료 수익 '2조원'

지난 1년간 간편결제 상위 9곳의 수수료 수익이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당국이 수수료율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올해부터 수수료 공시제도를 도입했지만 그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간편결제 상위 9개사는 지난해 8월부터 지난 7월까지 결제 수수료 수익으로 2조875억6천500만원을 거뒀습니다. 소비자들이 이용한 금액 118조6천120억5천200만원에 대해 가맹점으로부터 받은 수수료입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부터 간편결제 상위 9개 업체의 수수료 공시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카드 결제 수수료율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간편결제 수수료가 소상공인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보고, 수수료율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마련한 조치입니다.

하지만 공시제도가 도입된 이후 수수료율 인하 효과는 업체마다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쿠팡페이는 지난 3월에 비해 지난 8월 수수료율이 전반적으로 소폭 낮아졌지만, 카카오페이의 경우 중소·일반가맹점 수수료율이 일부 올랐다. (자료=황운하 의원실)]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과 쿠팡페이 등은 지난 3월보다 지난 8월 수수료율이 전반적으로 낮아졌지만 카카오페이 수수료율은 일부 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영세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은 소폭 낮아졌지만 중소·일반가맹점에서의 일부 수수료율은 올랐습니다.
 

[지난 8월 기준 쿠팡페이와 지마켓, 십일번가, 우아한형제들, 에스에스지닷컴(SSG닷컴)은 가맹점 규모에 관계 없이 선불결제 수수료율을 모두 일괄 적용하고 있다. (자료=황운하 의원실)] 

아울러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NHN페이코,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경우 선불결제 수수료율도 카드결제 수수료율과 마찬가지로 가맹점마다 차등을 뒀지만, 일부 업체들은 수수료율을 일괄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8월 기준 쿠팡페이와 지마켓, 십일번가,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에스에스지닷컴(SSG닷컴)은 영세가맹점의 선불결제에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최저 2.00%에서 최고 3.00%의 수수료율을 동일하게 적용했습니다.

선불기반 결제의 경우 전자금융업자 등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을 뿐 아니라 주로 선불전자지급수단 충전 후 결제 시 이를 차감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때문에 카드 결제 승인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지만, 일부 간편결제 업체들은 카드결제 수수료율보다 높은 3%의 높은 수수료를 편취하고 있어 자영업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간편결제 업체와 달리 카드사들은 높은 카드 수수료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에 따라 적격비용에 기반한 가맹점 수수료 산정 제도를 적용받고 있습니다. 

적격비용은 3년 주기로 재산정되며, 재산정 시기 외에도 정책목적에 따라 수시로 우대가맹점 확대 및 일반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를 인하한 결과 소상공인들의 수수료 부담이 일부 완화됐다는 게 황 의원의 설명입니다.

지난 11일 국회서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황 의원은 금융당국이 카드 수수료율을 법제화한 것처럼 간편결제 업체에 대해서도 일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가맹점 수수료 산정 시 준수해야 할 사항을 마련하고, 영세한 가맹점에 대해서는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토록 하는 한편, 이를 위반하는 경우 금융위가 수수료율 조정 등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황 의원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분들께서 임대료, 인건비, 재료 부담에 배달업체를 이용할 경우 광고료, 수수료를 빼면 아무리 팔아도 남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한탄을 한다"며 "매출액에서 3%대의 결제 수수료를 취하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으므로, 간편결제 시 영세자영업자 우대수수료율, 수수료율 조정 등을 요구할 수 있도록 법제화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온라인 결제 비중이 늘어나면서 간편결제 비율이 연간 2배 가량 증가하고 있는데, 오프라인에서 카드결제와 마찬가지로 온라인결제도 수수료를 규제하여 인하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간편결제 상위 9개사의 연간 수수료 수익이 2조원대인 만큼 영세자영업자의 어려움을 공감한다면, 고통을 분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수수료(인하 유도)는 공시제도만으론 부족하다는 지적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카드사에 비해 간편결제사의 수수료율은 명확하지 않고 굉장히 높다고 보고 있는데, 공시제도 효과가 정 없다면 다른 방법도 생각해보겠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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