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영아 살해·유기 20대 친모 법정서 혐의 인정

제주지법, 살인 및 유기 혐의 첫 공판
담요에 덮은 뒤 외출…방파제에 유기
母 "경제적 어려움으로 육아 힘들어"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생후 3개월 아들을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친모가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진재경)는 12일 살인 및 유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A(27)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0년 9월 B군을 출산한 뒤 약 3개월 뒤인 12월23일 자정께 집에서 B군을 살해하고 같은날 오전 7시께 서귀포시 한 방파제에 B군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아들을 살해하려는 목적으로 자고 있던 B군에게 담요를 덮은 뒤 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약 6시간 뒤 귀가한 A씨는 호흡 곤란으로 숨져 있는 B군을 확인, 포대기와 지퍼가방에 넣은 뒤 택시를 타고 약 1.3km떨어진 방파제 테트라포드 사이에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날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오는 11월16일 2차 공판을 열 예정이다

한편 A씨가 유기한 방파제는 석회석 등으로 매립돼 현재 B군의 시신은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DNA 대조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현재로서는 친부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A씨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서 육아가 힘들어 범행했다고 경찰에 자백한 바 있다. B군을 키우면서 베이비시터를 고용했으나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았고, 월세 등 임대료도 수 개월째 내지 않는 등 개인 채무도 3억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범행은 B군의 출생 신고 기록은 있지만 의무예방접종이 없는 점을 수상히 여긴 서귀포시가 조사에 나서면서 드러났다. A씨는 B군의 소재를 묻는 시청 직원에게 '아이는 아빠가 육지에서 키우고 있다'고 하거나 다른 아이의 사진으로 양육하는 것처럼 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귀포시는 A씨가 계속해서 아이를 보여주지 않자 지난 7월26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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