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바란다” KIA 최형우·나성범·박찬호 유니폼의 힘? 106세 트리오 ‘진짜’ 함께한다[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기적을 바란다.”
KIA 양현종은 11일 광주 키움전서 6회까지 60개의 공만 던지며 무실점, 압도적 피칭을 했다. 8회에 다소 고전하며 100개 가까운 공을 뿌렸지만, 11-0으로 넉넉히 앞선 스코어, 이날 양현종의 투구 내용과 컨디션을 감안하면 올 시즌 KBO리그 첫 완봉승에 도전할 만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양현종은 이미 8회에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부터 서재응 투수코치와 ‘이번 이닝이 마지막’이라고 합의한 상태였다. 물론 김종국 감독의 지시였을 것이다. 그리고 양현종은 대투수답게, 베테랑답게 김종국 감독의 의도를 알고 있었다. “마지막 경기를 위한 체력안배”라고 했다.
양현종은 5위 다툼을 두고 “마지막까지 갈 것 같다”라고 했다. 17일 광주 NC전. 자신의 9년 연속 170이닝이 6이닝 남은 것도 포인트지만, 역시 KIA의 운명이 그날 결정될 수도 있다는 게 더 중요하다. 양현종은 완봉승이란 달콤한 훈장을 두로 하고, 그날을 위해 심기일전한다.
양현종은 “최선을 다하면 마지막에 기회가 온다”라고 했다. 그리고 이런 마음은 양현종만 갖고 있는 게 아니라 KIA 모든 구성원이 자연스럽게 공유한다. 심지어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최형우(40), 나성범(34), 박찬호(28), 최원준(26)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9월 중순을 기점으로 차례로 부상으로 시즌아웃 됐다. 내년 복귀야 문제없지만, 역대급으로 치닫는 5위 싸움에 힘을 보태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있을 것이다. 1군에 없어서 경기 중엔 덕아웃에 있을 수 없지만, 경기 전후로 함께하며 선수들에게 알게 모르게 힘을 준다는 후문이다.
106세 트리오의 유니폼 상의만 덕아웃에 걸려있는 게 아니라, 실제로 선수들과 함께 한다. 양현종은 “성범이, 형우 형, 찬호가 힘을 준다. 경기 전후에 라커룸에서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도 많이 해주고 힘이 된다. 주장 선빈이도 포기하기엔 너무 이르다며 격려한다. 기적을 바란다”라고 했다.
김종국 감독은 나성범이 경기 전에 모습을 보인다는 질문에 “선수들에게 기 좀 넣어주려고 덕아웃에서 응원도 하고 그런다. 현재 일상생활에는 큰 불편함 없으니, 성범이가 자기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현재 하체에 부담 안 되게 조금씩 운동하고 있고, 치료도 하고 있다”라고 했다.
주전 라인업의 절반이 빠졌다. 시즌 내내 선발야구가 원활하게 안 된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5위를 포기하지 않는다. 베스트 전력의 절반 수준이다. 이젠 행운도 따라야 하는 게 사실이다. KIA는 일단 잔여 4경기를 다 이기고 두산이 많이 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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