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로 “집, 집, 집” 찾다보니 주택대출 한 달새 6조 늘어.. 1,000조 ‘훌쩍’
추석 연휴·정부 대책.. “증가 폭은 축소”
6개월 연속 증가세.. 10월 “더 늘어날 듯”
지난달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수요가 급증세를 보이면서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가계대출 잔액이 1,000억 원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수도권 중심으로 주택자금 수요가 지속되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서만 한 달만에 6조 원 상당 증가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추석 연휴에 따른 은행들의 영업일수 축소와 정부의 가계 대출 관리 강화 대책에 증가폭은 다소 축소됐습니다.
그럼에도 대출 증가세는 꺾이지 않을 전망입니다. 금융당국이 대출 확대 속도를 줄이기 위해 각종 조치를 내놓지만 가을철 이사 수요에 더해 신용대출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로 10월에도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늘(12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23년 9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이 전달보다 4조 9,000억 원 늘어난 1,079조 8,000억 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가계대출 증가 폭이 25개월 만에 가장 컸던 전달(6조 9,000억 원)보다 증가 폭이 2조 원 다소 축소됐습니다.
국내 은행 가계대출은 올해 3월(7,000억 원 감소)까지만 해도 고금리 여파로 인해 줄었던게 4월(2조 3,000억 원 증가) 증가세로 돌아서 이번까지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5월(4조 2,000억 원)부터 6월(5조 8,000억 원) 7월(5조 9,000억 원), 8월까지 5개월 연속 확대된 이후 이번에 증가 폭이 다소 줄었습니다.
가계대출 증가는 주담대 영향으로 보고 있습니다. 9월 주담대는 전달보다 6조 1,000억 원 늘어난 833조 9,000억 원을 기록하며 7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다만 추석 연휴로 인해 은행들의 영업일수가 줄면서 8월 증가 폭(7조 원)보다는 증가 폭이 축소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9년 6월 이래 같은 달 기준 두 번째로 큰 증가 폭을 기록했고, 두 달 전인 지난 7월(5조 9,000억 원)과 비교하면 오히려 확대됐습니다.
최근 이같은 대출 증가 흐름은 아파트 매매 거래 증가에 주택 구입 자금 수요가 늘어난 데서도 이유를 찾고 있습니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거래량의 경우 지난 6월과 7월, 8월의 경우 각각 3만6,000가구, 3만 4,000가구, 3만 7,000가구로 꾸준한 추이를 보였습니다. 9월 입주 물량은 2만 7,000가구로 7월(3만 가구)과 8월(2만 7,000가구)에 이어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상황입니다.
전세자금대출 역시 1,000억 원 늘며 3개월 만에 다시 반등세를 보였습니다. 전세자금대출은 전세 사기 등 영향으로 올해 2월 2조 5,000억원 줄어든 후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6월 1,000억 원 반등한 후 다시 7월과 8월 각각 2,000억 원, 1,000억원 줄어들었습니다.
전세 거래량은 2월 6만 9,000가구, 4월 5만 8,000가구, 5월과 6월 각각 5만 6,000가구, 5만 5,000가구 그리고 7월과 8월에도 각각 5만 5,000가구, 4만 9,000가구로 꾸준한 양상을 이어갔습니다.
관련해 한국은행은 10월 가계 대출 증가 규모는 은행들의 영업 일수 확대와 8월 주택 거래량 증가에 따라 9월보다 높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정부의 특례보금자리 접수 중단과 가계대출 관리 강화 조치 시행이 어느 정도 증가세에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입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추석 등 명절 상여금 유입과 부실채권 매·상각 등 계절적 요인 영향으로 1조 3,000억 원 줄었습니다. 감소 폭이 3월(-3조 원) 이후 6개월 만에 최대를 보였습니다.
지난달 추석 상여금을 받은 가계가 마이너스통장 등 기존 신용대출을 갚는 대신 오히려 주담대는 늘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큰 것으로 풀이됩니다.
관련해 금융당국은 “9월 중 가계대출 증가 폭이 축소됐지만 가계대출 규모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10월에는 이사 수요 그리고 신용대출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다시 증가 폭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가계대출 추이를 지속 모니터링하고 가계대출이 실수요자 위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은 11조 3,000억 원 증가세를 기록했고, 잔액은 1,238조 2,000억 원으로 치솟았습니다. 역대 9월 증가액 기준 2009년 6월 통계속보치 작성 이후 14년 3개월 만에 9월 기준 가장 큰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대기업대출은 4조 9,000억 원 늘어 전달(2조 9,000억 원 증가)에 비해 증가 폭이 확대됐습니다. 기업 자금 수요가 이어지면서 제조업 중심으로 증가 규모가 확대됐습니다.
중소기업대출은 은행의 대출 확대 노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의 추석 자금 수요와 월말 휴일에 따른 대출 상환 이연 등으로 인해 6조 4,000억 원 늘며 전달(5조 2,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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