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조현철 감독 "세월호·개인사 이후 7년 준비, 지원사업·투자 여러 번 엎어져"[인터뷰②]

강효진 기자 2023. 10. 12.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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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철. 제공ㅣ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조현철 감독이 '너와 나'를 기획하게 된 계기에 데해 2014년 세월호 사건과 2016년 개인적인 사고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영화 '너와 나'를 연출한 조현철 감독이 12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갖고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번 작품을 7년 동안 준비했다는 조현철 감독은 "2016년에 처음 이야기에 대한 발상이 생겼다. 저희 영화가 워낙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원사업도 내는 족족 떨어지고 투자도 여러 번 엎어졌다. 생각보다 무덤덤한 건지 이야기를 쓸 때부터 그랬는데, 이게 세상에 나오게 될 영화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렇게 될 것이라는 예감이 있었다. 특별히 기뻐하거나 그러진 않았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그는 영화를 기획한 계기에 대해 "모든 창작자가 개인의 이야기로부터 출발해서 주변의 이야기로 자신을 엮어나가는 작업을 한다. 저 또한 2016년에 자세히 설명드릴 수는 없는 사고를 겪었다. 그것으로 인해 삶과 죽음에 대한 관점이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모든 분들이 그렇겠지만 크고 작은 아픔을 안고 사시지 않나. 저희 영화는 특히나 스태프나 배우들이 그런 아픔을 안고 시작했다. 그래서 더 끈끈하고 애정이 있지 않나 싶다"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그는 세월호 사건에 대해 "제가 그 사고를 겪고 죽음에 대해 생각했을때 일단 첫번째는 공포스러운 감정이 느껴졌다. 그리고 공포 이면에 어떤 삶의 본질에 대한 생각도 찾아왔다. 그 때 느꼈던 감정이나 세세한 감정이 있지 않나. 저희가 아주 커다란 숫자로 뭉뚱그려 얘기한 어떤 것에 세세하게 하나하나씩 다 있었다는 생각을 하니까 되게 다르게 다가오더라.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은 '왜 이걸 굳이 끄집어내서 기억하냐'고 하지만, 제 의지를 떠나서 제가 이걸 기억하고 이야기 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사건이 일어났을 때는 재난과 비극에 대해서 피상적으로 느꼈다. 제 이야기가 아니었던거다. 제 인생에서 어떤 사건을 겪고 관점을 다르게 갖게 됐고, 제가 뭔가 외면하고 잊으려 했던 기억에 대해 끌리게 됐다. 그때부터 제 삶의 이야기를 사회적 비극에 엮어넣으려 했던 것 같다. 지금은 세월호라는 것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느 정도 제 이야기, 저의 삶의 이야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조 감독은 "돌이켜보면 제가 하은이로 대표되는 무엇이가를 위로하겠다고 시작한 것이긴 하다. 하은이와 세미 얘기를 쓰면서 이 아이들로부터 위로를 받고 있던 것 같다. 이게 이야기에서 오는 힘이었던 것 같다. 제가 이런 걸 준비하면서 위로받은 만큼 관객들이나 함께 참여한 사람들이 위로를 받았으면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화 속에 박혜수가 부른 '체념'의 완곡을 삽입한 이유도 밝혔다. 이와 함께 뮤직비디오처럼 노래방 화면 속 하은과 세미가 제주도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담겨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조 감독은 노래 부르는 장면이 길어지면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음에도 완곡을 삽입한 것에 대해 "박혜수가 잘 불러서 넣었다기보다는 이 곡이 세월호에 탔던 정예진 학생의 18번이다. 사실 기존의 세월호 학생들의 설정을 가져오려고 하는 것을 피했다. 어떤 이유로 중간에 이 인물이 노래를 불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 '체념'이란 곡이 저에게 되게 와닿았던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체념'이 어떻게 보면 되게 촌스럽고 통속적인 부분이 있다. 그 곡을 죽음을 하루 앞둔 사람이 불렀을때 가사에서 오는 이상한 아이러니가 좋았다. 그걸 굳이 편집하지 않고 쓴 것은 그 곡을 완창하는 인물의 얼굴이나 손짓에서 느껴지는 물질적인 감각, 얼마나 생생한 것이 사라졌는지를 너무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서 의도적으로 다 썼다"며 "제가 젠 체하는것도 싫고 예술적인 척하는 것도 싫다. 순수한 마음으로 아이들이 제주도에 있는 화면을 보고 싶어서 넣었다"고 설명했다.

'너와 나'는 서로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마음속에 담은 채 꿈결 같은 하루를 보내는 고등학생 세미(박혜수)와 하은(김시은)의 이야기다. 오는 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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