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저력, 위기 상황서 빛나…글로벌·정부·기업 협업이 돌파구” [헤럴드 기업포럼 2023]
윤 대통령 “기업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
정부·국회, “규제 해소 등 뒷받침” 한 목소리
[헤럴드경제=양대근·김성미 기자] “우리 기업, 우리 산업의 저력은 위기 상황에서 늘 빛났습니다. 경제안보 시대에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가치를 꼽으라면 ‘협업’입니다. 글로벌 협업, 민간과 정부간 협업, 기업간 협업, 이렇게 3가지 관점에서 중요합니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지정학적 시대를 맞아 전세계 산업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함께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간 전쟁 등 외부 변수가 발생하면서 원자재 시장까지 시시각각 요동치는 상황이다. 과거 개별 국가 간 또는 기업 간 벌어졌던 ‘1대1 대결 구도’는 새 시대에서 ‘다자간 경쟁 구도’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생태계 안에서 구성원들이 어떻게 협력을 하는 지가 기업 생존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헤럴드 기업포럼 2023’은 ‘협업의 시대, 기업의 길’이라는 주제로, 글로벌 경제 블록화 등 완전히 달라진 환경 속에서 우리 기업의 나아갈 길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400여명의 모인 청중 앞에서 반도체와 배터리, 모빌리티와 에너지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총출동해 미래 산업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생태계 간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와 국회도 이런 세계적 흐름에 동참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이 대독한 축하메시지를 통해 “대외 의존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우리 경제는 수출과 기업의 해외 진출이 중요하다”면서 “기업의 경쟁력은 곧 국가의 경쟁력과 직결되며 우리 기업들이 전 세계를 뛰어다니며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든든히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방문규 장관은 “첨단산업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프라 구축, 우수인력 양성, 초격차 기술 확보 등에 있어 정부와 기업이 한 뜻으로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며 “정부도 노동, 환경 등 다양한 규제를 혁파하고 법인세 인하, 투자세액공제 확대 등 기업 부담을 완화해 우리 기업들이 마음껏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정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은 “기업들이 함께 더 나은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오늘의 위기를 헤쳐 ‘협업의 시대, 기업의 길’로 나아가도록 우리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야말로 중요한 과제”라면서 “위원장으로서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첨단산업의 공급망 확보 및 투자 협력 강화를 통해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조연설은 ‘한국판 미네르바 대학’으로 불리는 태재대학교의 염재호 총장(SK㈜ 이사회 의장)이 맡았다. 염 총장은 “제조업 중심의 전통적 산업구조가 플랫폼 비지니스 등 새로운 모형으로 변모하면서 이제 개인 중심의 일처리보다는 협업이 더욱 필요해지고, 문제해결형 창의적 일처리가 더욱 중요해졌다”면서 “새로운 프로페셔널 인재육성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일이 21세기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고등교육의 최우선 과제”라고 역설했다.
이어 세션 첫 강연에 나선 정기봉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부사장은 “파운드리는 협력, 협업이 제일 중요하다”며 “삼성 파운드리가 파트너들과 함께 고객의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임의철 SK하이닉스 메모리솔루션담당 부사장은 “챗GPT 같은 AI 챗봇은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M(인공지능 성능을 가속하는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제품명) 기반 가속기 시스템을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모빌리티와 이차전지 분야에서는 신재원 현대차 사장이 나서 ‘항공의 새 시대’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신 사장은 “AAM(미래항공모빌리티)은 항공 분야에서 혁신적인 이동 수단이 될 것”이라며 “특히 친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파워트레인 시스템은 미래 항공 모빌리티의 필수적 사항을 충족하고 있어, 우리의 일상에서 충분히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승돈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개발센터장이 배터리 발전 방향이라는 주제로, 박석회 에코프로씨엔지 대표는 배터리 리사이클 산업 생태계에 대해 각각 강연을 펼쳤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송용진 두산에너빌리티 전략/혁신부문장이 SMR(소형모듈원전)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 간 협업 중요성을 강조했고, 권형균 SK E&S 수소부문장은 수소 에너지가 가져올 미래 변화 모습을 발표했다.
올해 기업포럼에서 신설된 투자 분야에서는 정재훈 맥킨지앤드컴퍼니 파트너가 기업들의 신사업 기회로 부각되는 넷제로(탄소중립) 시대를 앞두고 기업의 친환경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핵심 방법을 제시했다.
이어 ‘기업의 신사업 확대를 위한 그린 비즈니스 투자 및 인수합병(M&A) 전략’에 대해 사모펀드(PEF) 운용사, 출자자(LP),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5명의 패널이 참석해 열띤 토론에 나섰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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