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출·재정적자 모두 줄었지만… 나랏빚 사상첫 1100조 돌파

■ 기재부 월간 재정동향
정부채무 12조 증가… 1110조
전년말 대비 76조5000억 순증
관리재정수지 적자규모 66조
전월비 1.9조↓… 올 전망치 상회
총수입 394.4조 … 44.2조 줄어

올해 들어 8월까지 나랏빚이 사상 처음으로 1100조 원을 넘어섰다.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66조 원 적자로 전월보다 개선됐지만, 여전히 정부의 연간 전망치(58조2000억 원 적자)를 크게 웃돌면서 재정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12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10월호)’에 따르면 8월 말 누계 총수입은 국세·세외수입이 줄어들면서 전년 대비 44조2000억 원 감소한 394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세수입은 241조6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47조6000억 원 줄었다. 부동산 거래 급감과 기업실적 악화 등으로 인해 소득세(-13조9000억 원)·법인세(-20조2000억 원)·부가가치세(-6조4000억 원) 등 주요 세목들이 일제히 쪼그라들었다. 정부의 총지출(425조8000억 원)은 1년 전보다 63조5000억 원 감소했다. 코로나19 대응 사업의 축소, 지방교부세·교부금 감소 등으로 예산 지출이 16조9000억 원 줄었다.

이로써 정부의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차감한 통합재정수지는 31조3000억 원 적자를 보였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 수지를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66조 원 적자로 나타났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전월보다 1조9000억 원을 만회하면서 정부가 예상한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자 비율(2.95%)이 3% 밑으로 내려갔다. 다만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정부의 올해 전망치(58조2000억 원 적자)를 상회했다.

지난 8월 말 중앙정부 채무는 전월 대비 12조1000억 원이 증가한 1110조 원이다. 전년 말 대비로는 76조5000억 원 순증하며 올해 말 전망치(1101조7000억 원)를 돌파했다. 월간 재정동향의 국가채무는 중앙정부 채무만을 의미하며 지방정부 채무는 연 1회 산출해 발표한다. 정부는 향후 국고채 상환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연말 국가채무가 전망치에 수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9월에 국고채를 24조 원 상환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2017년과 2018년 등 예년에도 8월 기준 중앙정부 채무가 계획을 넘어섰는데, 연말에는 전망치보다 내려온 사례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국고채 발행 규모는 13조2000억 원(경쟁입찰 기준 11조 원)이다. 최근 국고채 금리는 미국 통화 긴축 장기화 전망,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의 영향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1∼9월 국고채 발행량은 144조4000억 원으로 연간 총발행 한도의 86.1% 수준이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