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 탄생 핵심 물·탄소… 소행성 ‘베누’ 에 있다

나사, 샘플 토양 분석결과 발표

탄소 풍부한 ‘베누 토양’ 나사(미 항공우주국) 소행선 탐사선 오시리스-렉스의 캡슐이 가져온 소행성 베누의 토양 시료가 담긴 수집기의 외부 모습. 나사 AFP 연합뉴스

45억 년 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구 근접 소행성 ‘베누’(Bennu)에 생명의 핵심 요소인 물과 탄소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행성 시료 분석을 기반으로 한 태양계 생성 초기 물질연구를 통해 지구에 생명체가 어떻게 출현했는지에 대한 비밀을 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1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나사(미 항공우주국)는 이날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존슨우주센터(JSC)에서 지난달 24일 귀환한 소행성 무인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 캡슐이 채취한 ‘베누’의 시료 샘플을 공개했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이번에 채취한 시료의 첫 번째 분석결과 점토 광물 속에 생명체에 필요한 성분인 물과 많은 양의 탄소가 가득 차 있었다”며 “이는 베누와 같은 소행성들이 생명체의 기본 요소들을 지구에 전달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목표했던 60g을 훨씬 초과하는 이 샘플은 지금까지 지구로 돌아온 소행성 샘플 중 가장 탄소가 풍부하다”며 “탄소와 물 분자는 우리가 찾고자 했던 바로 그 물질”이라고 강조했다.

오시리스-렉스의 수석 과학자인 단테 로레타 미국 애리조나대 교수 역시 “소행성 베누의 먼지와 암석 속에 보존된 오래전 비밀을 들여다보면서 태양계의 기원에 대한 심오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타임캡슐을 열고 있다”며 향후 시료에서 더 많은 발견이 있을 거라는 것을 시사했다. 이번 토양 시료에서는 암석의 지질학적 변형에 핵심적 요소인 유황도 함유돼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오시리스-렉스 소행성 탐사선에 탑재된 캡슐은 2016년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지 7년 만인 지난달 ‘베누’ 표면에서 채취한 흙과 자갈 등 샘플 250g을 가지고 귀환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