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해지는 이-팔 전쟁… 둘로 쪼개지는 세계

이현욱 기자 2023. 10. 1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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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격렬해지면서 국제사회도 양분화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책임을 이스라엘로 돌렸던 미국 하버드대 학생들이 비판 여론에 밀려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긴급회의에서 아랍연맹은 이스라엘에 점령국으로서의 국제적 의무를 이행할 것과 팔레스타인을 주권 국가로 인정하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개 국가' 해법에 대한 협상 복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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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주의·득실·관계 따라 양분
미 정부·정치인 이스라엘 지지에
하마스 옹호 하버드는 입장 바꿔
스위스도 ‘하마스 테러단체’ 지정
푸틴, 팔레스타인 국가건설 지지
빈살만,이란 대통령과 45분 통화
전쟁범죄 종식·이슬람 통합 논의
유럽선 희생자 추모 시위 11일 프랑스 서부 도시 낭트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왼쪽 사진)이 ‘최소 260명의 어린이와 900명의 민간인이 이스라엘에 의해 살해됐다’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들고 있다. 같은 날 벨기에 수도 브뤼셀의 유럽의회 앞에선 한 남성이 ‘내 가족을 구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격렬해지면서 국제사회도 양분화되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 지지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일각에서 이에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방에서 하마스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중립국을 자처해온 스위스도 이에 가세했다. 반면 러시아는 팔레스타인 국가건설 지지를 천명했으며, 앙숙이던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도 팔레스타인을 위한 상호 협력에 나섰다.

뉴욕포스트는 11일 최근 ‘이스라엘 정권이 이번 폭력 사태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성명에 서명한 34개 하버드 학생 모임 중 4개 모임이 입장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하버드대의 서남아시아 학생 모임의 경우 성명을 통해 “성명에 동참한 사실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한다”며 “테러 조직 하마스의 학살을 강력하게 비난한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책임을 이스라엘로 돌렸던 미국 하버드대 학생들이 비판 여론에 밀려 입장을 바꾼 것이다. 미 정부와 대다수 정치인이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내 일부 진보 성향 의원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쪽에 휴전을 촉구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스위스는 이날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분류하며 사실상 친이스라엘로 돌아섰다. 국제사회에서 중립적 기조를 고수하고 있는 스위스는 앞서 미국·유럽연합(EU) 등과 달리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지정하지는 않아 비판을 받았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6회 러시아 에너지 주간’ 본회의에서 “우리는 언제나 독립 주권을 가진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최우선으로 두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정을 실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고 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양국 국교 정상화 이후 처음으로 45분간 통화를 갖고 이스라엘 전쟁 범죄 종식 필요성, 이슬람 통합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랍권 국가 협의체인 아랍연맹도 이날 긴급 외교장관 회의를 열고 무력 충돌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협상을 촉구했다.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긴급회의에서 아랍연맹은 이스라엘에 점령국으로서의 국제적 의무를 이행할 것과 팔레스타인을 주권 국가로 인정하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개 국가’ 해법에 대한 협상 복귀를 촉구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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